[2026 국감] 김기현 “산업용 전기료 차등제, 부울경 역차별 우려…전면 재설계해야”

한전 국감서 남부권 통합 문제 제기 경상권 발전량, 전라권의 2.6배 “같은 ‘남부권’으로 묶는 건 부당” 발전량·송전비 등 전력 통계 반영 권역 재정립 차등 요금제 적용 주장

2026-10-20     강태아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정부의 산업용 전기요금 지역별 차등제가 경상권과 전라권의 전력 여건 차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며, 부·울·경 등 경상권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권역 재설계를 촉구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산업용 전기요금 지역별 차등제가 부산·울산·경남(부·울·경) 등 경상권을 역차별할 수 있다는 지적이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울산 남구을)은 19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의 한국전력공사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를 따졌다. 정부 설계안은 경상권과 전라권을 하나의 ‘남부권’으로 묶었다. 김 의원은 발전량과 전력자립률 등 각 지역의 전력 여건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정부는 지난 8월 지역 균형발전과 산업경쟁력 강화를 내세워 ‘산업용 지역 전기요금제’ 설계안을 공개했다. 송전비용과 전력자급률, 균형성장 요소를 고려해 전국을 4개 권역으로 나누고 요금을 다르게 매기는 방식이다. 1kWh당 인하 폭은 남부권(경상·전라)이 약 13~18원으로 가장 크다. 중부권(강원·충청)은 약 10~15원, 수도권 북부(서울·경기 북부·인천)는 약 6~10원, 수도권 남부(서울·경기 남부)는 약 0~1원이다.

김 의원은 경상권(부산·울산·경남·대구·경북)과 전라권(광주·전북·전남)의 전력 통계를 비교하며 설계안이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평균 발전량은 경상권이 107만2008GWh로 전라권(41만2144GWh)의 2.6배였다. 전력판매량은 75만142GWh 대 32만3085GWh로 1.7배, 전력자립률은 127.7% 대 91.9%로 1.3배였다. 송전설비도 경상권이 2만4934개로 전라권(1만4630개)의 2.2배에 달했다.

김 의원은 정부가 요금 설계의 근거로 든 전력자립률을 보면 두 지역을 같은 권역으로 묶을 수 없다고 했다. 송전설비와 자립률로 볼 때 경상권의 송전비용이 훨씬 적을 텐데 할인 폭이 같은 것도 맞지 않다는 것이다.

재원 마련 방식도 문제 삼았다. 이 제도에는 연간 약 2조8,000억원이 필요하다. 정부는 이 가운데 약 1조원을 전력시장 지역별 가격제(LMP)로 마련할 방침이다. 비수도권 발전사의 전력 도매단가를 낮추는 방식이다.

김 의원은 “경상권은 전력자급률이 높아 송전계통에 주는 부담이 적은데도, 비수도권이라는 이유만으로 도매단가 할인까지 떠안는 것은 역차별”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방우대지수 등을 활용해 행정구역별 요금을 다시 세분화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이미 경상권과 전라권을 하나로 묶어 같은 요금 범위를 정해놓고 다시 세분화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발전량, 송전비용 등 전력 통계를 세밀하게 반영해 권역을 나눈 뒤 차등 요금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원전 밀집 지역인 부·울·경은 산업뿐 아니라 전력 생산에서도 대한민국에 큰 기여를 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 채 졸속으로 추진하면 오히려 지역 산업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며 제도를 전면 재설계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