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연구원 혁신안 내놨지만…연구실 통합 놓고 내부 이견

7실→5실 개편안에 연구진 전문성 약화 우려 감사위원회 신설·부설센터 정비 등 혁신안 제시 연구직 정원 28명 중 24명 근무…3명 충원 건의 김상욱 시장 “조직 통합이 혁신 아냐”…수렴 주문 이달 말 혁신안 보완 후 신임 연구원장 선임 절차

2026-10-22     김상아 기자
울산연구원은 22일 원내 회의실에서 김상욱 울산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울산시정의 정책 싱크탱크로 탈바꿈을 위한 자체적인 혁신 방안 보고회를 가졌다. 울산시 제공
울산의 대표 정책 싱크탱크인 울산연구원이 조직개편과 감사기능 강화를 중심으로 한 혁신안을 제시했지만, 실제 연구역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조직 축소보다 전문인력 확충과 연구환경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울산시는 연구원 내부 의견을 다시 수렴해 이달 말까지 혁신안을 보완하고, 이를 토대로 신임 연구원장 선임 절차를 추진할 계획이다.

22일 열린 울산연구원 혁신안 보고회에서 연구원은 조직 정비와 감사체계 개편, 인력 충원, 연구과제 관리 개선 등을 담은 혁신안을 보고했다. 시정 현안을 뒷받침하는 역할에서 나아가 지역의 미래전략을 선제적으로 제시하는 정책연구기관으로 거듭나겠다는 구상이다.

조직개편안의 핵심은 현재 7실 1센터 체제를 5실 1센터로 바꾸는 것이다. 경제산업연구실과 문화사회연구실을 경제사회연구실로, 도시공간연구실과 안전환경연구실을 도시환경연구실로 각각 통합해 분야 간 협업을 강화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일부 연구진은 조직 통합이 전문성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과거에도 비슷한 통합을 시도했지만 결국 전문 분야별로 연구가 이뤄졌다며 기존 연구실을 유지하되 부족한 인력을 보강하는 편이 효과적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연구실을 합치지 않더라도 공동연구를 통한 협업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김상욱 울산시장은 조직을 합치는 것 자체가 혁신의 본질은 아니라며 내부 의견을 추가로 모아 개편 방향을 다시 논의할 것을 주문했다. 조직의 외형보다 연구진이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운영체계를 갖추는 데 무게를 실은 것이다.

김 시장은 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과 트램, 대형 공연장 등 주요 사업을 거론하며 사업비 산정과 사전 검증이 충분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부유식 해상풍력 등 미래산업 분야에서도 연구원이 선제적인 정책 대안을 내놓지 못했다며 본연의 싱크탱크 기능 회복을 강조했다.

감사기능 강화도 혁신안의 주요 내용이다. 연구원은 내부 직원이 다른 업무와 겸임하는 현행 감사체계로는 독립성 확보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이사회 직속 감사위원회와 감사평가팀을 신설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감사평가팀장은 감사 관련 경력을 갖춘 외부 전문가를 대상으로 개방형 직위로 채용하고, 인사·복무와 연구사업·계약 등에 대한 일상감사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김 시장은 연구원에서 발생한 비위 사건을 언급하며 외부 인사 중심의 독립적인 감사위원회 구성과 울산시 감사부서의 점검을 연계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다만 내부 통제 강화가 정상적인 연구활동의 위축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부설조직 정비도 추진된다. 재난안전연구센터는 폐지 방침을 정하고 관계 부서와 협의를 마쳤으며, 빅데이터센터는 2027년부터 울산정보산업진흥원으로 위탁하는 방향으로 협의를 마쳤다. 경제동향분석센터는 별도 센터가 아닌 연구과제 형태로 전환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역사연구소는 2027년 말 위탁 종료에 맞춰 이관이나 사업 종료 등을 관계 부서와 협의할 예정이다.

경제교육센터 업무는 이미 평생교육연구실로 이관됐다. 환경교육센터는 향후 평생교육진흥원이 설립될 경우 이관하는 방안이 제안됐으며, 문화유산돌봄센터는 관련 재단 설립이 추진될 경우 문화유산연구실과 함께 이관하는 방안을 장기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센터 정비에 따른 기존 연구기능과 인력의 구체적인 처리 방향은 후속 논의를 거쳐 정해질 전망이다.

전문인력 확충 방안도 혁신안에 포함됐다. 연구직 정원 28명 중 현원은 24명으로, 연구원은 대중교통·항만물류·물환경 분야 연구인력 3명을 우선 충원할 것을 건의했다. 신규 정원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기존 결원을 채우는 방식이다. 일부 연구진은 한 사람이 전공 외 분야까지 맡고 있는 현실을 설명하며 전문인력 확보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연구의 질을 높이기 위해 책임연구 과제는 최대 3개, 공동 참여과제는 최대 5개로 제한하는 방안도 담겼다. 다만 과제 수를 일률적으로 제한하면 소규모 연구가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연구환경 개선 문제도 논의의 중심에 올랐다. 연구진은 시정 현안이 과제 선정 과정에서 우선되면서 중장기 정책연구에 집중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울산시 정책기획 담당자도 출연금 부족으로 수익 확보를 위한 수탁·위탁과제 중심의 연구가 이뤄진 측면이 있다고 설명하며 자체 정책연구를 뒷받침할 예산 지원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연구원이 시의 발주에 따라 움직이는 기관이 아니라 먼저 정책을 제안하고 시정의 판단을 검증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시장과 연구진이 분기별로 만나 정책을 논의하고, 실효성 있는 제안을 정식 연구과제로 연결하는 소통체계도 마련하기로 했다.

울산연구원은 이달 말까지 조직·인력·감사체계 등을 포함한 혁신안을 보완할 예정이다. 이후 관련 규정 개정과 이사회 의결, 시장 승인 등 후속 절차를 거쳐 개편 방향을 구체화한다. 김 시장은 보완된 혁신 방향을 수행할 수 있는 인물을 찾은 뒤 공개모집을 포함한 신임 연구원장 선임 절차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