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작물 섞어 심으니 생산량 30%↑…울산 축산농가 새 대안

울산농기센터, 2개 농가서 조사료 혼파 재배 실증 IRG·트리티케일 혼합…작물 간 생육 약점 보완 1㏊당 IRG 단독 7t보다 많은 9.08t 생산 실험 결과 내년 5월 첫 수확…사료비 절감·자급률 향상 기대

2026-10-25     윤병집 기자
이탈리안라이그라스와 트리티케일을 혼파 시범사업이 진행 중인 울주군 두동면의 한 밭.
울산농업기술센터가 고물가와 이상기후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축산농가의 경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조사료 혼파(함께 심기) 재배 시범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나섰다.

현재 언양 등 울산지역 내에서 사육 중인 소는 약 4만두에 달한다. 소 한 마리당 들어가는 연간 사료 금액만 500만~600만원 선으로 추산돼 축산농가의 경제적 부담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농가에서는 외부에서 구입하다 보니 비교적 가격이 높은 배합사료 비중을 줄이기 위해 가을 추수 후 10월께부터 자체적으로 조사료를 재배해 공급하고 있지만, 국내 기후 탓에 양질의 조사료를 확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는 국내 기후가 겨울 조사료 수확 시기인 5월에 비가 잦아, 충분히 건조되지 않기 때문이다. 수분이 제대로 빠지지 않으면 수확 후에도 식물은 호흡작용을 지속하며, 가축에게 필요한 당류 및 가용 무기질이 발열 반응과 함께 파괴된다. 곰팡이나 미생물로 인한 부패 역시 가속화된다.

20년 넘게 울주군 두동면에서 축산업에 종사한 정재호 씨는 “농가에서는 외부에서 구입하는 배합사료와 자체 재배한 조사료를 약 6대4의 비율로 사용하고 있다”라며 “자체적으로 조사료를 생산 및 자급 비중을 높일수록 농가 수익성이 개선되는 구조라 재배하는 농가는 많지만, 날씨에 따라 수확량이 달라져서 사계절이 뚜렷한 한반도 기후에선 많은 양을 기대하긴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소에게 먹일 양질의 사료와 건초는 수입의존도가 높은 실정이다. 농업진흥청에 따르면 국내 조사료 총 소요량의 17.3%인 약 90만t의 건초를 매년 수입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조사료 자급율을 높이기 위해 기존의 호밀, 귀리, 청보리 등을 대체하는 ‘이탈리안라이그라스(IRG)’, ‘트리티케일’ 등 품종을 개발해 201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공급해왔다.

정진식 울산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가 이탈리안라이그스와 트리티케일 혼파 시범사업 현장에서 취재진에게 작황 상태를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두 품종 모두 뚜렷한 장단점이 있었다. 먼저 IRG는 영양가가 높고 가축(소)의 선호도가 뛰어나지만, 겨울철 건조한 기후에 약하고 쉽게 쓰러지는 단점이 있다. 반면 트리티케일은 기호성과 영양분은 IRG보다 다소 낮으나 추위와 건조함, 쓰러짐에 강한 특성을 지닌다.

이에 울산농업기술센터는 IRG와 트리티케일을 함께 심는 혼파 재배 기술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두 작물을 혼파할 경우, 트리티케일이 IRG의 지지대이자 보호막 역할을 해줘 단점을 상호 보완하게 된다. 실제 국립축산과학원 실험 결과, 1ha 기준 단독 재배 시 IRG는 7,000㎏, 트리티케일은 9,000㎏이 생산되나, 혼파 재배(IRG 40%, 트리티케일 60%) 시에는 9,080㎏을 수확했다. 기존 단일 파종 대비 생산량이 30~40%가량 대폭 증가한 것이다.

특히 이번 사업은 최근 심화되는 이상기후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데에도 탁월한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센터는 올해 지역 내 2개 농가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며, 오는 5월 첫 추수를 앞두고 있다.

정진식 울산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는 “조사료 혼파 재배 기술이 정착되면 사료 생산성 향상은 물론 축산농가의 경영비 절감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시범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지역 내 조사료 재배 농가에 혼파 기술 보급을 확대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