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시화된 ‘초광역특구’, 울산도 선제대응 필요할 때
정부의 '초광역특구' 지정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지난 23일 대통령 주재 제2차 규제합리화위원회에서 '2027년 상반기 전국 권역별 1곳 지정'이라는 구체적 시간표가 제시되면서, 지역 주도의 새로운 성장 거점을 차지하기 위한 지자체 간의 생존 경쟁이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초광역특구는 대규모 기업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파격적인 혜택을 부여하는 이른바 '5극 3특' 전략의 핵심 엔진이다. 320여 개의 메뉴판식 규제 특례는 물론, 기존에 없던 규제마저 유예해 주고 재정·금융·세제 인센티브를 쏟아붓는 파격적인 제도다. 타 권역 지자체들이 특구 선점을 위해 '행정통합'이라는 초강수까지 두며 사활을 거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오는 28일 산업통상자원부 주관으로 열리는 간담회 및 설명회는 정부의 막연했던 구상이 구체적인 실행 가이드라인으로 구체화되는 중요한 분수령이다. 울산시 역시 이날 설명회에 참석해 지원 조건과 지방정부의 역할을 따져보겠다는 입장이다. 아직 관련 특별법이 국회에 계류 중이고 세부 내용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시가 제도의 실효성과 지자체의 부담 여부를 꼼꼼히 살피며 신중을 기하는 것은 타당하다.
그러나 '신중함'이 자칫 '수동적 관망'으로 이어져서는 곤란하다. 울산은 이미 부산·경남과 함께 첨단 조선·해운, 미래 모빌리티 혁신제조, 차세대 원전·에너지 등 4대 성장엔진을 중심으로 초광역 협력의 뼈대를 세워뒀다. 하지만 기존 4대 성장엔진 사업이 초광역특구 지정으로 자동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이번 특구의 핵심은 중앙정부의 하향식 지정이 아니라, 지방정부와 기업이 공동으로 투자계획과 규제특례 수요를 발굴해 제안하는 ‘상향식(Bottom-up)’ 구조에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그런만큼 한발 앞선 대응이 필요하다. 지역 앵커기업들과 함께 실제 현장에서 목말라하는 규제 철폐 수요를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매력적인 공동 투자계획을 선제적으로 기획해야 한다. 또 부울경 경제동맹 속에서 미래 신산업 밸류체인을 주도할 수 있도록 정교한 논리를 개발해야 한다. 기업 투자 유치와 더불어 청년 인재 양성과 정주 여건 개선을 하나로 묶는 청사진도 필수적이다.
울산의 강점이 곧 초광역특구의 기준이 될 수 있도록 치밀한 득실 계산과 공격적인 대응에 나서주길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