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병원 진료 첫날 수탁 포기 통보?…수탁기관 자질 ‘도마’
온병원그룹의료재단, 통보 한달여만에 철회 장례식장 운영 놓고 군과 갈등…11월 운영 합의 의사 연봉 26% 인상·병원장 사택비 요청 등도 군의회 “관리·감독 강화…의료공백 대비해야”
울산 울주군 남부권의 의료 공백 해소를 위해 문을 연 울주병원이 운영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수탁기관의 자질 논란에 휩싸였다. 수탁기관이 ‘운영 포기’를 압박 카드로 삼아 울주군에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26일 열린 울주군의회 행정복지위원회의 울주보건소 행정사무감사에서 울주병원의 수탁기관인 부산 온병원그룹의료재단이 진료 개시 당일 수탁 포기 의사를 밝혔다가 한 달여 만에 이를 번복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재단은 울주군이 4년간 준비한 공공병원이 처음 문을 연 지난 9월 4일, 돌연 ‘울주병원 수탁 포기 및 대체 수탁기관 모집 요청’ 공문을 울주군에 발송했다.
재단이 밝힌 사유는 △위·수탁 계약서상 규정된 경영 독립성의 심각한 저해 △수탁기관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계약 조항과 재정 부담 가중 △조기 적자 탈출을 위한 수익성 제고 방안 무산 등 크게 3가지다.
이날 행감에서 최윤성 의원은 재단이 수탁 포기를 통보한 경위를 집중적으로 따져 물었고, 병원 내 장례식장 운영 문제를 놓고 울주군과 재단 간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울주병원 지하 1층에는 2개 빈소 규모의 장례식장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리모델링 공사를 통해 접객실과 분향실, 발인실 등을 마련했지만, 올해 초 인근에 민간 장례식장이 새로 문을 열면서 운영 계획을 둘러싼 양측의 의견이 엇갈렸다.
울주군은 장례식장을 운영하게 되면 수익성이 낮을 것으로 판단해 추후 협의를 거쳐 계획을 세우자고 제안한 반면 재단은 수익성 확보를 위해 오히려 장례식장 운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런 가운데 재단이 수탁 포기 의사를 밝힌 지 한 달여 만인 지난 10월 2일 이를 철회하며 입장을 바꿨다.
울주군과 지속적으로 협의한 결과 울주군민의 의료 이용 불편을 최소화하고 울주병원의 조속한 정상화를 추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데 뜻을 모았다는 게 재단 측 설명이다.
여기에 장례식장 운영을 둘러싼 양측의 합의가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공공병원의 공익성을 우선하기로 뜻을 모으고, 오는 11월부터 장례식장을 운영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최 의원에 따르면 약 2주 뒤인 지난 15일 열린 울주병원 제6회 운영위원회에서 재단의 무리한 요구가 잇따랐다.
먼저 2027년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는 평균 연봉이 4억5,000만원 수준인 의사들의 연봉을 26% 인상하고, 아직 한 차례도 운영하지 않은 인공신장실에 이미 설치된 15대 외에 장비 5대를 추가하는 등 운영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이 나왔다.
또 울주군의회 추천 3명과 울주군수 추천 3명, 온그룹병원 추천 4명 등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에 위원으로 포함되지 않은 재단 회장이 참석해 병원장 사택비 지원을 요청했다.
울주군이 병원 운영에 대한 관리·감독을 위해 5급 상당의 행정부원장을 파견하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재단에서 경영 자율성에 대한 과도한 간섭을 이유로 거절한 사실도 드러났다. 대신 과장급 인력 배치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최 의원은 “울주병원이 특정 재단에 금액을 지원해주려고 만든 것 아니지 않느냐”라며 공공의료를 맡은 수탁기관의 책임의식 부족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모든 게 재단 측에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 같다. 울주군의 재정 여건을 알고 이를 이용하는 것인지, 군을 물주로 여기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라며 “재단의 요구를 견제할 수 있도록 관리·감독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라고 요청했다.
이에 집행부는 “의료진 급여 인상은 예산 등을 검토 중이며, 병원장에게만 별도의 사택을 지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하지 않기로 했다”라며 “인공신장실 확대 역시 실제 환자 수요를 확인하고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운영위에서 논의된 사항이 모두 확정된 것은 아니며, 최종 결정은 결정권자인 군수가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이날 의원들은 수탁기관이 다시 운영 중단 의사를 밝힐 경우를 대비해 의료 공백 방지 대책을 질의하고, 계약상 절차만으로 안정적인 진료를 보장할 수 있는지 따져 물으며 실질적인 대응책 마련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