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리프트 있어도 탈 곳 없다…울산 장애 학생 통학 ‘사각지대’
일부 자갈밭·풀밭서 승하차…비가림도 미비 버스정류장 잠깐 이용에도 민원 이어져 눈치 현행법상 버스정류장 10m 내 정·주차 금지 기존 버스정류장 활용 위해 제도 개선 목소리
2026-10-26 정수진 기자
26일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울산지역 특수학교에서 운영하는 통학차량은 모두 28대로, 대부분 휠체어 리프트를 장착한 45인승 차량이다.
#특수학교 통학차량 28대…안전 공간 부족
하지만 리프트를 장착한 차량이 있어도 학생들이 안전하게 타고 내릴 공간은 충분하지 않은 실정이다. 일부 승하차 구역은 도로와 인도 사이에 단차가 있거나 안전펜스가 설치돼 있어 리프트를 펼치고 휠체어를 이동시키기 어렵다.
일부 통학차량은 학생들의 승하차를 위해 기존 버스정류장에 잠시 정차하기도 했지만, 버스회사 측에서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특수학교 관계자는 “통학차량은 등·하교 때 하루 두 차례 운행하고, 학생들이 타고 내리는 데 10분 안팎이 걸린다”라며 “일부 학생들은 평평한 자갈밭이나 풀밭에 임시로 마련된 곳에서 승하차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시내버스 정류장만이라도 학생들의 통학 수요를 조사해 이용 학생이 많은 곳부터 통학버스 승하차 장소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행 도로교통법 제32조는 버스정류장을 표시하는 기둥이나 표지판, 노면 표시가 있는 곳으로부터 10m 이내에 노선버스 외 차량의 정차·주차를 금지하고 있어 특수학교 통학버스가 기존 정류장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법적 근거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통학버스 정류장 일시정차 허용법안 국회 발의
별도의 승하차 구역을 새로 조성하는 것도 쉽지 않다. 등·하교 시간에만 짧게 이용하는 공간에 비와 햇빛을 막을 차양 등 시설까지 설치하려면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3월 열린 제107회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 총회에서도 학생 통학차량의 버스정류장 정차를 허용하는 도로교통법 개정 방안이 논의됐다. 지난 8월 소병훈 의원 등 국회의원 10명은 학생 통학버스가 안전한 승하차를 위해 버스정류장에 일시 정차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학생 통학버스의 공익적 목적과 안전한 승하차 필요성을 고려해 정류장 이용을 허용하자는 취지다.
다만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인 만큼 실제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어려움이 예상된다.
울산시교육청 관계자는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라 당장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은 알지만, 학생들의 안전한 승하차를 위해 울산시 등 관계기관과 함께 현실적인 대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교육청에서 버스정류장 사용 요청이 있었지만 당장은 법 해석상 어려운 부분이 있다”라며 “다른 방안이 있는지 함께 논의해 보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