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반구시장 노점 강제철거 대신 최대 1천만원 지원…갈등 풀릴까

중구, 생활안정지원금 지급 조례안 입법예고 23명·26개 점포 운영…지원금 차등지급 이견 상인들 “철거비만 600~700만원” 균등 요구 예산 확보·퇴거 절차 등 행정센터 착공 지연

2026-10-27     윤병집 기자
울산 중구 반구동 452-1 일원에 조성된 컨테이너형 무허가 점포들. 울산매일 포토뱅크
울산 중구가 반구1동 행정복지센터 건립 부지 일대 반구시장 노점 철거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생활안정지원금 지급을 추진한다. 당초 중구는 행정대집행을 통한 강제철거를 검토했지만, 물리적 충돌과 행정 비용 등을 고려해 지원금 지급으로 방향을 튼 셈이다.

다만 상인들은 지원금 지급에는 찬성하나, 지급 상한액과 차등 지급 방식에는 반대하는 입장을 드러내 중구와 상인들 간 이견 조율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중구, 지원금 지급 추진 공공갈등 조정 나서

중구는 27일 ‘울산광역시 중구 공익사업을 위한 노점 생활안정지원금 지원 조례안’을 입법예고했다. 공익사업에 따른 노점 철거로 생계에 영향을 받는 기존 운영자에게 생활안정지원금을 지급할 근거를 마련해 공공갈등을 줄이고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겠다는 취지다.

조례안에 따르면 지원 대상은 중구가 추진하는 공익사업으로 도로점용 허가가 만료돼 자진철거 대상이 된 점포 형태의 노점 가운데, 정식으로 도로점용 허가를 받아 운영했고 향후 중구에서 노점을 운영하지 않는 경우다.

지원금은 예산 범위에서 1인당 최대 1,000만원까지 지급할 수 있다. 5일장 형태의 노점이나 관련 법률에 따라 보상을 받았거나 받을 수 있는 노점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지원 대상자 선정과 지원 범위 등은 심의위원회를 통해 결정하며, 지원금을 받은 뒤 중구에서 다시 노점 행위를 하면 전액 환수하도록 했다.

이번 조례안은 반구1동 행정복지센터 건립 예정지 일대에서 수십년째 노점을 운영해왔던 상인들이 중구의 퇴거 명령을 거부하는 등 갈등을 빚자 이를 해결하고자 마련됐다.

앞서 중구는 반구1동 행정복지센터 건립 공사를 위해 공사 차량이 들어갈 진입로를 확보하려고 했고, 이 과정에서 도로 위에 있던 점포 23곳에 대해 도로점용허가를 연장해주지 않고 빠른 시일 내 철거할 것을 요구했다. 지난 6월과 8월 두 차례 계고장을 전달했고, 상인들이 자진 철거에 응하지 않을 경우 행정대집행에 나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상인들은 과거 행정당국의 요구에 의해 현재 위치로 옮겨와 장사(본지 2026년 7월 22일자 6면 보도)를 이어나가고 있고, 이 과정에서 들인 기반시설 비용을 회수하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나갈 순 없단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달에는 울산시 행정심판위원회에 제출한 행정대집행 집행정지 신청이 인용돼 행정대집행을 멈춰 세운 상태다.

상황이 장기화되자 중구는 경기도 과천시의 사례를 본떠 지원금을 지급하며 상인들의 퇴거를 유도하기로 했다.

과천시는 공유재산인 보행로에서 40여년간 운영돼 온 굴다리시장을 철거하기 위해 인당 생활안정지원금 1,000만원을 지급했고, 전체 44개 노점 가운데 36곳이 자진철거하도록 유도했다. 남은 8곳은 지난 1월 행정대집행을 통해 노점 정비를 마무리했다. 이 사례는 경기도가 선정하는 ‘2026년 공공갈등 관리 우수사례’ 우수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아울러 행정대집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혈사태와 경찰력 동원, 압류 물품 보관, 철거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내 다른 노점과의 형평성 문제도 고려해 지원 대상을 공익사업에 따른 지원으로 한정하는 장치도 마련했다.

#조례안 통과되도 재원 마련·공사 일정 과제

다만 조례안이 통과되더라도 예산 확보와 공사 일정은 과제로 남는다. 현재 반구시장에서는 상인 23명이 26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단순 계산으로 점포당 최대 지원액을 적용하더라도 최소 2억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하다.

공사 일정도 장기간 연기될 전망이다. 입법예고와 조례 제정 절차를 거쳐 12월께 조례가 통과되더라도 당초예산에 반영할 수 없는 구조다. 따라서 지원금 예산이 편성되더라도 이르면 내년 3~4월께 1회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확보할 수밖에 없다. 상인들의 퇴거와 콘테이너 철거 작업 등을 고려하면 반구1동 행정복지센터 건립 공사는 최소 내년 상반기께나 착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상인들은 지원금 규모와 지급 방식이 현실적인 철거 비용을 반영하지 못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반구동 골목상권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자체 견적을 받아보니 콘테이너 철거에만 600만~700만원가량이 든다. 지원금이 사실상 철거비에 그칠 수 있다”라며 “과천시의 굴다리시장 사례처럼 인당 1,000만원을 균등 지급하고, 구청이 행정대집행을 통해 상인들의 철거비를 보전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면 한다”라고 요구했다.

이에 중구 관계자는 “입법예고 후 11월 16일까지 주민 의견 공람 기간이며, 여러 의견을 받아서 조례안을 더 세밀하게 검토할 계획”이라며 “다만 도로점용허가가 끝난 뒤에는 원상복구가 원칙인 만큼 콘테이너 철거 역시 상인들의 해야 몫이란 게 구청의 원론적 입장”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