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울산·아헨공대 미래 선박 기술 협력에 대한 기대

2026-10-28     강정원 논설실장

 

울산시가 독일의 명문 아헨공과대학교와 손을 잡고 ‘소프트웨어 정의 선박(SDS)’ 기술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는 소식이다. 어제 국내 최초 하이브리드 전기추진선 ‘울산 태화호’에서 맺은 ‘미래 산업 포괄적 협력 협약’은 하드웨어 제조에 편중됐던 전통 조선산업의 패러다임을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AI) 중심으로 전환하는 중대한 변곡점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세계적인 수준의 건조 기술을 자랑해 온 울산의 조선업은 친환경·스마트화라는 거센 산업 구조 개편의 도전을 맞고 있다. 이제 선박 경쟁력은 강철을 용접하고 엔진을 얹는 물리적 건조 능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운항과 제어, 통신, 안전 등 핵심 기능을 소프트웨어로 제어하고, 건조 이후에도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통해 성능을 개선하는 소프트웨어 기술력이 핵심 부가가치로 떠올랐다. 자동차 산업이 이미 겪고 있는 소프트웨어 중심 모빌리티(SDV) 혁신이 바다 위로 무대를 옮겨온 셈이다.

이러한 시점에 유럽 최고 수준의 공학 연구역량을 축적해 온 아헨공대와의 공조는 매우 시의적절하다. 울산시는 아헨공대와 우선 정부 공모 사업에 선정된 ‘인공지능 선박 특화 플랫폼 및 애플리케이션 개발·실증’사업을 함께 할 예정이다. 아헨공대의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기술 연구역량을 바탕으로, 선박의 핵심 기능을 소프트웨어로 구현·제어하고 성능을 최적화하는 기술을 개발한다는 것이다. 울산 태화호라는 실증 테스트베드를 적극 활용하기로 한 만큼, 연구실의 성과를 신속하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김상욱 시장은 이날 아헨공대 분교 및 연합대학 클러스터 조성을 제안했다고 한다. 지역의 고질적인 고급 공학 인재 부족을 해소하고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면밀히 검토해 볼 가치가 있다. 울산대와 유니스트 등 지역 대학과의 협력 논의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협약은 시작일 뿐이다. 관건은 선언적 교류에 머물지 않고 현장 기업과의 유기적 연계를 통해 상용화 기술을 얼마나 빠르고 정교하게 완성해 내느냐에 달렸다. 울산시와 아헨공대의 협력이 대한민국 조선업의 차세대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하고, 울산을 글로벌 미래 모빌리티 거점으로 도약시키는 든든한 초석이 되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이번 협약을 계기로 아헨공대가 울산의 산업 AX(인공지능 전환)전반에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