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강 하류 물고기 수천마리 떼죽음…울산시, 원인 조사

울산교~명촌교 3㎞ 바리밴댕이 등 집단 폐사 환경단체 4천~5천마리 추정…수백마리 수거 강우 따른 염분 저하·용존산소 부족 등 제기 시, 수질검사 통해 오염물질 유출 여부 확인

2026-10-29     윤병집 기자
29일 오전 울산 태화강 하류일대에서 수백 마리의 죽은 물고기가 무더기로 발견돼 지자체가 조사에 나선 가운데 울산교 아래 수풀에 죽은 물고기 수십 마리가 걸려있다. 죽은 물고기는 몸길이 10~15cm 가량의 모두 같은 어종으로 추정되고 폐사 원인은 조사 중이다. 이수화 기자
최근 태화강 하류에서 특정 어종의 물고기 수백~수천마리가 집단 폐사한 것으로 확인돼 행정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연근해어종인 바리밴댕이 등이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역 지점에 올라왔다가 여러 외적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폐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울산시는 수질 검사를 통해 폐·오수 유출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29일 오전 울산 태화강 하류일대에서 수백 마리의 죽은 물고기가 무더기로 발견돼 지자체가 조사에 나선 가운데 중구 번영교 아래 태화강변에 물고기 수십 마리가 죽은 채 떠밀려 올라와 있다. 이수화 기자
29일 오전 찾은 울산 태화강 남단 번영교 하부 일대. 교량 아래 설치된 조정 경기정 정박용 부잔교에는 강물을 따라 떠내려온 물고기 사체가 잔뜩 붙어 있었다. 가까이 가니 물 비린내와 생선 비린내가 스멀스멀 올라왔고, 죽은 물고기 눈깔은 검은색 없이 새하얗게 변해 부패도가 심해보였다.

취재진이 인근 태화강변 약 1㎞를 더 살펴보니 갈대숲과 바위 등 장애물에는 어김없이 같은 어종의 물고기 사체를 찾아볼 수 있었다. 조수간만의 차 때문인지 물이 아닌 뭍에 진흙을 잔뜩 묻힌 채 있는 경우도 있었다.

매일 태화강에서 1인용 보트를 탄다는 김정한(67)씨는 “2~3일 전부터 같은 어종으로 보이는 물고기 사체가 떠오르더라”며 “하루하루 갈수록 늘어나서 부표나 갈대숲에 붙더니, 부잔교까지 내려와서 냄새가 고약하다”고 말했다.

29일 오전 울산 태화강 하류일대에서 수백 마리의 죽은 물고기가 무더기로 발견돼 지자체가 조사에 나선 가운데 중구 번영교 아래 태화강변에 물고기 수십 마리가 죽은 채 떠밀려 올라와 있다. 이수화 기자
관련 첫 신고는 지난 28일 접수돼 이날 중구·남구에서 물고기 폐사체를 수거 작업에 나섰다. 중구 권역에서는 300~400여마리, 남구 권역에서는 100여마리를 수거했으며, 모두 소각 처리할 방침이다.

울산환경운동연합은 자체 조사에서 울산교 하단부터 명촌교 하단까지 약 3㎞ 구간의 강 양쪽에서 폐사체가 발견됐다며, 발견 범위를 고려할 때 폐사 규모가 약 4,000~5,000마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본지가 국립수산과학원에 어종 의뢰를 한 결과, 집단폐사한 어종은 연근해어종인 바리밴댕이가 다수에 일부 정어리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재묵 국립수산과학원 연구사는 “수거한 물고기 사체 사진을 분석해보니 바다와 민물을 모두 오가며 서식하는 바다밴댕이와 역시 같은 과인 정어리가 섞여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두 물고기 모두 물 속에 있는 용존산소를 많이 필요로 하는 개체인데, 무리를 지어 이동하다 보니 용존산소가 갑자기 부족해졌을 가능성이 크다. 또 민물이다 보니 갑작스레 염분이 줄어들어 쇼크가 왔고, 그대로 죽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29일 오전 울산 태화강 하류일대에서 수백 마리의 죽은 물고기가 무더기로 발견돼 지자체가 조사에 나선 가운데 울산교 아래 수풀에 죽은 물고기 수십 마리가 걸려있다. 이수화 기자
울산시 지난 24~25일 내린 비로 기수역의 염분 농도가 감소한 게 폐사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주말 동안 내린 비로 울주군 사연댐에서 다량의 민물이 넘어와 하천으로 유입됐다. 구간의 염분 농도가 낮아지면서 염분 변화에 민감한 바리밴댕이가 이를 견디지 못해 죽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시는 폐사 발생 지점 인근의 강물을 채취해 보건환경연구원에 수질 검사를 의뢰, 검사 결과를 토대로 폐·오수 등 오염물질 유출 여부도 확인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