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들어설 땅에 건설자재만 수북…울산 송정 LH 부지 ‘야적장 전락’

박상진 의사 생가 인접 학교 예정지 장비·철제 구조물 등 쌓여 안전 우려 지하차도 공사 장기화로 이용 지속 LH “공사 현장 협소해 보관 불가피” 북구 “민원 들어올 때마다 정비 요청”

2026-10-29     김귀임 기자
29일 찾은 울산 북구 송정역사공원 인근 LH 소유 학교 예정 부지. 공사 자재들이 적치돼 있다. 김귀임 기자
29일 찾은 울산 북구 송정역사공원 인근 LH 소유 학교 예정 부지. 가설건축물이 있지만, 곳곳 찢긴 채 방치된 모습이다. 김귀임 기자
울산 북구 박상진 의사 생가 옆 한국토지주택공사(LH) 소유 학교 예정부지가 대형 건설자재가 쌓인 야적장으로 전락했다. 송정지하차도 공사 장기화로 LH 부지에 수년째 공사 자재 적치가 이어지면서 주민들의 안전 우려도 커지고 있다.

29일 찾은 북구 송정역사공원 인근 LH 소유 공터에는 대형 크레인과 철제 구조물 등 각종 건설자재가 곳곳에 쌓여 있었다.

현장에는 ‘5분 안전 교육장’이라고 쓰인 가설건축물 두 동도 자리하고 있었지만, 내부는 곳곳이 찢기고 훼손된 채 사실상 방치된 모습이었다. 주변에는 공사 내용이나 부지 활용 목적을 알 수 있는 안내판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이 부지는 박상진 의사 생가와 맞닿아 있고, 주변으로는 대단지 아파트와 주거시설이 밀집해 있다. 이 때문에 주민과 어린이들의 통행이 잦은 곳이지만, 대형 자재와 공사 차량이 수시로 드나들면서 안전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인근 주민 김철원(38)씨는 “적어도 수t은 돼 보이는 철제 자재들이 수시로 오가는 데다 집 안으로 가끔 먼지도 들어온다”며 “인근 아파트 차원에서도 이와 관련해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곳은 당초 송정 택지개발지구 조성 당시 초등학교 설립을 위해 확보된 학교용지다. 그러나 지난 2019년 택지지구 준공 이후 현재까지 학교 신설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별다른 활용계획 없이 남아 있다.

울산시교육청 역시 현재까지 LH 측에 부지 매입 등 학교 설립을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다.

29일 찾은 북구 송정역사공원 옆 LH 소유 부지. 대형 크레인이 정차돼 있다. 김귀임 기자
29일 찾은 북구 송정역사공원 옆 LH 소유 부지. 공사 자재들이 빼곡히 적치돼 있다. 김귀임 기자
LH는 송정지하차도 공사 현장이 협소해 자재를 보관할 장소가 마땅치 않다 보니 이곳을 야적장으로 활용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현장에 쌓인 철물 등은 지하차도 공사에 사용되는 가시설 자재로, 공사 진행 상황에 따라 순차적으로 반출하고 있다는 LH의 설명이다.

문제는 송정지하차도 공사가 길어지면서 이 같은 상황도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송정지하차도 본 구조물 공사는 내년 3월께 마무리될 예정이지만, 집수정 등 부대공사는 내년 8월께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LH 관계자는 “송정지하차도 공사 부지가 워낙 협소해 자재를 보관할 장소가 없다 보니 바로 인근 학교 예정지에 공사용 가시설 자재를 적치해 관리하고 있다”며 “공사에 필요한 자재인 만큼 공사가 끝나기 전 즉시 반출은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 “자재 보관과 관리에 관한 민원이 접수될 때마다 환경정비를 실시하고, 덮개 설치 등을 통해 먼지와 자재 날림을 최소화하고 있다”며 “다만 향후 해당 부지의 활용방안은 관계기관과 계속 논의해야 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북구 역시 안전 우려 민원에 대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북구 관계자는 “도시 미관을 해친다거나 공사 안내판이 없다는 등의 민원이 들어올 때마다 LH에 즉각적인 조치를 요청하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