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울산기상지청 승격, 더 머뭇거릴 이유 없다

2026-10-29     강정원 논설실장

울산시가 울산기상대의 독자적인 예·특보권 확보와 전문 인력 확충을 위해 ‘기상지청’ 승격을 정부와 기상청에 지속 건의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울산시의회 안대룡 의원의 서면질문에 대한 시의 답변을 통해 확인된 바에 따르면, 울산시는 지난 2019년부터 최근까지 수십 차례에 걸쳐 승격을 요구해 왔다. 상급 기관인 부산지방기상청 역시 그 당위성에 공감하며 행정안전부에 네 차례나 공식 직제 신설과 정원 확대를 건의했다. 그럼에도 행정안전부는 정원 동결 기조와 인근 지역에 지방기상청이 있다는 형식 논리를 앞세워 승격을 번번이 가로막았다. 시민의 생명과 국가 기간산업의 안전이 걸린 사안을 공무원 정원 잣대로만 재단해 온 정부의 안이한 행정에 깊은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울산은 대한민국 어느 도시와도 비교할 수 없는 독특하고 위험한 입지 조건을 안고 있다. 단일 구역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단지와 대형 원자력발전소가 도심 주거지와 맞닿아 있다. 유해화학물질 누출이나 원전 사고 같은 특수 재난은 바람의 방향과 속도, 국지적 대기 안정도에 따라 피해 반경과 양상이 극명하게 갈린다. 찰나의 기상 오판이 돌이킬 수 없는 대참사로 직결될 수 있는 구조다.

그러나 현재 울산의 기상 방재 체계는 심각한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울산기상대는 독자적인 기상 예보권과 특보 발령권이 없어 부산지방기상청의 결정에 의존해야 한다. 특히 초단기·국지성 강우 예측을 위해 부산 구덕산 기상레이더를 활용하고 있다보니, 해안과 험준한 영남알프스 산악 지형이 맞물리는 울산 고유의 국지성 기상 이변을 정밀하게 포착해 내기 어렵다. 일분일초를 다투는 긴급 상황에서 단체 채팅방이나 메신저를 거쳐 전달받는 간접 예보 시스템으로 110만 시민과 핵심 국가 산단을 온전히 지켜낼 수 있겠는가.

최근 정부의 조직 운영 기조가 일률적인 정원 감축에서 ‘국민 안전 및 민생 현장 중심의 신축적 인력 배분’으로 선회했다. 지금이야말로 해묵은 울산기상지청 승격 과제를 매듭지을 최적기다. 울산시는 현행 방재기상 지원 체계의 한계와 맞춤형 기상 서비스의 공백을 객관적 데이터로 정밀하게 실증해 정부를 설득하길 바란다. 아울러 정부와 행정안전부는 위험 기상과 대형 산업단지가 맞물린 울산의 특수성을 직시해 독자적 예·특보권을 갖춘 전문 울산기상지청 설치를 전향적으로 검토하기를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