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 숨진 ‘울산화력 붕괴’…기둥 과다 절단·안전관리 부실 탓

국토부 사고조사위, 보일러타워 붕괴 원인 발표 실제 15㎜ 기둥 24㎜로 계산…강도 과대평가 구조물 중량도 520t 적게 산정 절단량 오류 국부좌굴 위험 검토 누락에 시공·감독 관리 허술 정부, 고위험 해체공사 안전·관리체계 개선 추진

2026-11-01     심현욱 기자
2025년 11월 6일 발생한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타워 붕괴사고는 해체 전 기둥을 과도하게 절단한 것이 직접 원인으로, 잘못된 구조계산과 시공·감독 부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일러 타워 붕괴 현장 모습. 국토부 제공
지난해 11월 작업자 7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타워 붕괴 사고’가 과도한 사전 취약화와 엉터리 구조검토, 부실한 현장 관리가 맞물려 발생한 인재로 드러났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30일 민간 전문가 10명으로 구성된 울산화력발전소 붕괴 관련 사고조사위원회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조위가 현장 조사와 강재 재료시험, 잔해물 중량 계측, 3차원 정밀 구조해석 등을 진행한 결과, 직접적인 사고 원인은 발파 전 구조물이 의도한 방향으로 넘어지도록 기둥·보 일부를 미리 잘라내는 ‘사전 취약화’ 작업 과정에서 기둥을 버틸 수 있는 한계 이상으로 과다 절단한 데 있었다. 이로 인해 상부 하중을 이기지 못한 기둥 철판이 구부러지며 꺾이는 ‘국부좌굴’ 파괴가 일어났고, 결국 구조물 전체가 연쇄 붕괴한 것으로 파악됐다.

기둥을 한계 이상으로 잘라낸 배경에는 기본적인 현황 자료 오류와 부실한 구조검토가 자리 잡고 있었다.

1980년 준공된 해당 보일러타워는 위로 올라갈수록 기둥 철판 두께가 얇아지는 구조였지만, 사전 검토 단계에서는 지상층 단 1곳에서만 철판 두께를 측정해 상부 기둥 전체에 일괄 적용하는 오류를 범했다. 여기에 보일러타워 자체 무게까지 실제보다 적게 계산하면서 기둥이 버티는 힘은 과대평가하고 견뎌야 할 무게는 과소평가해 절단 허용량을 잘못 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초 붕괴 지점은 실제로 15㎜였지만 구조검토시 24㎜가 적용됐고, 계측된 실중량 또한 3,525.8t이었지만 구조검토시 3,005.8t이 적용됐다.

기술적 안전성 검토도 허술했다. 기둥 단면 일부를 잘라내면 남은 철판은 길이에 비해 두께가 얇아져 국부좌굴 위험이 커지는데도 구조검토 시 이를 아예 확인하지 않았다. 45년 넘게 사용된 노후 구조물의 누적 변형이나 절단 작업 중 발생할 수 있는 손상에 대비한 최소한의 안전 여유도 두지 않았다.

사조위가 실제 재료 강도와 단면 치수, 중량을 반영해 3차원 정밀 구조해석을 실시한 결과, 붕괴가 시작된 높이 26.2~27.2m 지점 기둥에서 국부좌굴 파괴가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파손 형태 또한 실제 붕괴 형상과 정확히 일치했다.

시공과 사업관리 과정의 총체적 부실도 확인됐다. 원도급사인 HJ중공업은 사전 취약화 및 발파 작업을 하도급 전문업체인 코리아카코의 판단에만 맡긴 채 최종 시공상세도와 실제 현장 조건이 일치하는지 면밀히 확인하지 않았다.

발주처인 한국동서발전 역시 별도의 건설사업관리자(감리)를 두지 않고 직접 감독에 나서, 각 참여 주체의 업무를 체계적으로 총괄 관리하지 못해 설계·검토 단계의 치명적 오류를 사전에 걸러내지 못했다.

사조위는 유사 사고 재발 방지 대책으로 △해체공사 계획 시 현장조사 강화 △해체공사 기술기준 마련 △고위험 해체공사 설계·시공 관리 강화 △발주자의 역할 및 책임 강화 등을 제안했다.

이경구 사조위 위원장은 “이번 조사 결과가 유사한 해체공사 사고를 예방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며 “조사 결과를 정리·보완해 11월 중 국토교통부에 최종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번 조사 결과와 현재 진행 중인 서울 서소문고가 철거공사 붕괴사고 조사 결과를 종합해 해체공사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아울러 사조위 조사 결과를 관계기관에 즉시 통보해 법령 위반 사항에 대한 행정처분과 수사가 신속히 이뤄지도록 협조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