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요금함 막았는데 계좌이체는 아직…울산 ‘현금 없는 버스’ 혼선
[12개 노선 100대 시범운영 첫 주말 현장] 카드 결제 대체로 원활…현금 넣는 승객도 대체 결제 수단 안내·실제 운영 사이 간극 내년 4월 전 노선 확대 앞두고 보완 필요
2026-11-01 김귀임 기자
버스 창문에는 ‘2026년 10월 31일부터 현금 없는 버스 운영, 교통카드가 없는 경우 계좌이체 가능’이란 안내문이 부착돼 있었다.
기자가 “카드를 안 가지고 왔다. 계좌이체는 어디로 하느냐”라고 묻자, 버스 기사는 “현재는 시범 운영 기간이라 계좌이체는 아직 활성화 되지 않았다. 오늘은 그냥 타셔도 된다”고 안내했다.
이날 한 시간가량 버스를 타고 이동하며 살펴본 결과, 대부분 승객은 교통카드를 단말기에 찍고 자연스럽게 자리에 앉았다. 특히 우려됐던 어르신들의 경우 무료 교통카드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대체로 무리 없이 버스에 올랐다.
다만 시범운영 초기인 만큼 현장에서는 달라진 결제 방식에 대한 안내와 적응이 아직 충분하지 않은 모습도 일부 보였다.
버스가 삼산동에 도착했을 때 한 남성 승객은 X자로 붙여진 테이프 사이로 현금 1,600원을 밀어 넣고 탑승하기도 했다.
울산시가 현금 없는 버스를 도입한 것은 현금 결제 비중이 크게 줄어든 데다 현금요금함을 유지하는 데 상당한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전체 버스 요금 결제에서 현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1% 수준까지 감소했지만, 현금 수입금 수거와 정산 등에만 연간 약 3억4,000만원이 투입된다. 현금 거스름돈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승차 시간이 길어지는 문제도 도입 배경으로 꼽힌다.
이번 시범 운영은 지난달 31일부터 시작됐다. 울산역을 오가는 리무진버스 5개 노선과 운송사별 주요 노선 7개 등 모두 12개 노선, 100대가 대상이다. 세부적으로 △5001번 △5002번 △5003번 △5004번 △5005번 △713번 △432번 △124번 △1421번 △1733번 △741번 △725번이다.
울산시는 오는 12월 말까지 시범운영을 마친 뒤 내년 1월부터 3월까지 시내버스 전 노선으로 확대하고, 4월부터는 지선·마을·마실버스까지 포함해 지역 전체 노선에 적용할 계획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시범운영 과정에서 혼선이 없도록 시민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하고, 단계적으로 제도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