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울산시의회 행감·예산 심사 돌입, ‘민생’에 방점 둬야

2026-11-02     강정원 논설실장
울산광역시의회가 어제 제269회 제2차 정례회 본회의를 열고 45일간의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안 심의 일정에 들어갔다. 한 해 동안 쏟아부은 혈세의 행방을 추궁하고 2027년도 예산안의 적합성을 따지는 이번 회기는 울산시의회의 한 해 의정활동 성과를 가늠하는 결정판이다. 이영해 의장이 개회사에서 강조한 것 처럼, 감시와 견제, 대안 제시라는 의회 본연의 소명을 다하길 시민들과 함께 기대한다.

돌이켜보면 집행부 권력교체가 이뤄진 올해 울산 시정은 총체적 난맥상이었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지어놓고도 이용객이 없어 파리만 날리는 공공 시설과 무책임하게 지연되는 도시개발 사업들은 혈세 낭비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공공의료 공백 사태와 만성적인 지역 의료진 부족은 시민의 생명권을 직접 위협하고 있으며, 산더미처럼 방치된 불법 폐기물과 특정 업체에 편중된 관행적 수의계약은 행정의 무능과 도덕적 해이를 여실히 드러냈다.

시의회는 이번 행정사무감사에서 면피성 해명에 만족하는 요식행위를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 원칙에 따라 집행부의 사무를 짚어보고 위법·부당한 행정에 징벌적 책임을 묻는 ‘송곳 감사’를 하지 못한다면 시의회 역시 직무유기의 공범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이어질 2027년도 예산안 심사는 ‘민생 안정’과 ‘도시 미래’의 균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울산 석유·화학 AX(인공지능) 실증산단 조성, 친환경 모빌리티, 분산에너지 특구 등 미래 먹거리를 위한 전략적 투자는 필수적이다. 트램사업의 차질 없는 추진과 외곽순환도로 등 광역 교통망 확충 역시 도시 경쟁력의 핵심 축이다. 하지만 미래 신산업 투자에 편중해, 정작 취약계층을 위한 통합돌봄과 청년 정착 지원, 완전순환형 지역화폐 확대 같은 체감형 민생 복지가 쪼그라들지 않았는지 살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시 본청과 구·군이 상생하며 체감형 민생 복지를 지탱할 수 있도록 재정 배분의 공정성도 꼼꼼하게 점검해야 한다.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안 심사는 집행부를 흔들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 시정의 결핍을 채워 시민의 삶을 지탱하는 상생의 제도적 장치다. 울산시의회는 오직 ‘시민과 민생’이라는 한 지점을 향해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45일 뒤 마주할 결실이 시민들에게 실질적인 위로와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울산시의회의 치열하고 책임감 있는 의정활동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