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다시 확인된 울산의 공룡 흔적, 지질유산 가치 충분
울산에서 1억년 전 중생대 백악기를 호령하던 거대 공룡의 생생한 숨결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그동안 울산시의 의뢰로 ‘입암리 화석산지 가치규명 학술연구’를 수행한 연구팀이 어제 “초식공룡의 ‘꼬리 끌린 흔적’이 뚜렷하게 남아있는 8.2m 길이의 보행 흔적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당시 공룡의 생태와 이동 방식을 입체적으로 유추할 수 있는 결정적 증거로, 울산이 품은 지질유산의 압도적 가치를 여실히 증명하는 것이다.
이번 입암리 꼬리 흔적 발견이 갖는 학술적 의미는 크다. 평소 꼬리를 들고 걷는 공룡의 특성상, 꼬리가 바닥에 닿아 형성된 화석은 전 세계 9개국 50여 건에 불과할 정도로 희귀하다. 국내에서는 2011년 충북 영동에서 처음 발견됐으나 사면 붕괴로 소실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입암리 화석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실물을 확인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공룡 꼬리 흔적이다. 앞발자국이 뒷발자국보다 유독 얕게 찍힌 점을 통해 물의 부력을 받으며 호숫가를 거닐던 행동학적 특성을 파악할 수 있으며, 물결 흔적과 빗방울 자국까지 최소 7개 지층에 걸쳐 남아 있어 당시 기후와 퇴적 환경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백악기 생태 박물관’이나 다름없다.
이처럼 귀중한 지질유산은 훼손되기 전에 철저하게 보존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야외에 노출된 화석은 비바람에 의한 풍화와 침식 위험에 무방비로 놓여 있다. 영동의 소실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현장 보호 시설물 설치 등 즉각적인 보존 조치를 서둘러야 한다. 울산시가 이번 학술연구 결과를 토대로 입암리를 울산국가지질공원의 정식 지질명소로 편입하고, 국가지정 자연유산(천연기념물) 지정을 서둘러 추진하는 것은 지극히 타당한 수순이다.
나아가 이번 학술적 성과를 계기로 울산 전역에 산재한 지질 명소들을 하나로 엮는 획기적인 ‘공룡 테마 콘텐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 울산에는 새롭게 주목받은 입암리와 국수천 일원을 비롯해, 천혜의 자연 속 암각화와 공존하는 반구천(대곡리·천전리) 공룡발자국, 대형 육식공룡의 사냥 보행렬이 긴박하게 담긴 유곡동 화석 등 세계적인 백악기 흔적들이 풍부하게 자리하고 있다.
이렇게 점으로 흩어져 있는 각 공룡 흔적 지질 유적지를 하나의 서사로 연결한다면, 역사문화 관광도시를 지향하는 울산의 핵심 자산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치밀하고 거시적인 공룡 지질유산 활용 계획이 조속히 마련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