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농경지 덮친 내와리 매립지 오염 침출수, 예견된 재앙

2026-11-03     강정원 논설실장

울주군 두서면 내와리 불법 폐기물 매립지의 맹독성 침출수가 기어이 인근 농경지까지 덮쳤다. 우려했던 2차 환경 재앙이 눈앞의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추수를 마친 논바닥에 시커먼 물이 고이고 기름띠가 뚜렷하게 확인되는가 하면, 소먹이용 볏짚마저 오염 물질에 젖어 폐기 처분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지하수와 토양을 병들게 한 것도 모자라 주민들의 생업 기반인 농경지까지 파괴하는 작금의 사태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

이번 농경지 오염은 지자체의 안일한 대처 때문이라는 주민들의 지적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주민들은 이미 지난 5월 불법 매립 사실이 드러났을 당시, 매립지와 인접한 소류지의 물이 검게 변하고 염분 농도가 치솟는 등의 이상 징후를 확인했다. 이후 오염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를 관계기관에 요청했지만 실질적인 침출수 방제나 후속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최근 가을비가 이어지면서 속수무책으로 침출수가 번져 나간 것으로 주민들은 추정하고 있다. 당국이 골든타임을 허비하는 사이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 농민들의 몫이 된 것이다.

내와리 매립지 침출수에서는 페놀과 시안이 기준치의 수십 배에 달했고, 인근 지하수에서는 발암물질인 비소까지 검출되며 먹는 물 ‘부적합’ 판정이 내려지기도 했다. 여기에 이번 농경지 오염으로 수확을 마친 벼의 안전성까지 담보할 수 없게 되면서 먹거리 공포마저 더해진 상황이다.

내와리 매립지는 오는 13일부터 약 110억원의 예산이 투입돼 행정대집행이 이뤄질 예정이다. 하지만 이는 사태 해결의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다. 당장 발등의 불로 떨어진 농경지 토양과 침출수, 그리고 수확한 농작물에 대한 정밀 오염 검사를 주민 입회하에 실시하고 그 결과를 한 점 의혹 없이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오염이 확인될 경우 출하된 벼의 유통을 즉각 차단하고, 억울하게 피해를 본 농가에 대한 현실적인 보상안과 토양 복구 로드맵을 신속히 제시해야 마땅하다.

불법 폐기물 투기는 공동체의 생존을 위협하는 중대 범죄다. 행정대집행을 통한 신속한 원상복구와 함께, 원인 제공자에 대한 철저한 구상권 청구와 엄중한 사법적 단죄가 뒤따라야 한다. 아울러 침출수 추적 등 추가적인 환경 재앙을 막기 위한 선제적이고 전방위적인 비상 대응 체제를 즉각 가동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