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멈출 수 없는 울산 트램…사업 성패 ‘행정 역량’에 달렸다
[궤도 없는 트램, 울산 대중교통의 미래] ⑤울산 트램 원안 추진...남은 과제는<끝> 매몰비용·계약 해지 부담에 사업 지속 시드니 교통혼잡·상권 피해 ‘반면교사’ 브리즈번·아델레이드, 혁신 사례 주목 버스 노선 재편·도로 점유 최소화 등 울산도 정밀한 행정 대응 필요
2026-11-04 강은정 기자
울산시는 사업을 중단할 경우 국비 반납과 매몰 비용, 시공사 손해배상 청구 등 법적, 재정적 부담이 극심하고 합법적인 계약 해지 수단이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울산시는 공사기간 시민 불편을 줄이겠다며 문수로 우회도로 조기개설, 제한속도 단축, 시내버스 집중 배차 등 20개 종합대책을 함께 제시했다.
하지만 태화강역에서 신복교차로까지 10.85㎞, 3,814억원이 투입되는, 도심 핵심 축의 수소전기트램 철로 공사는 막대한 교통혼란과 도심 상권 침체, 개통 후 운영 적자라는 거대한 시험대를 앞두고 있다.
매몰 비용의 덫에 걸려 철로 트램을 강행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울산시는 호주 3대 도시(시드니, 브리즈번, 아델레이드)가 남긴 뼈아픈 교훈과 성공 방정식을 바탕으로 위험·부담요인을 최소화하는 후속 행정 결단을 내려야 한다.
울산시가 밝힌 사업 재개 이유는 명확하다. 수천억원대 매몰 비용과 법적 책임을 감당할 수 없어 철로 공사를 이어가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취재진이 탐사한 시드니와 놀랍도록 닮아 있다. 도심 한복판에 철로를 까는 공사를 강행하다 천문학적 공사비용 증가는 물론 소상공인의 연쇄 파산과 집단 소송까지 이어진 상황이다.
울산시가 공사 중 불편 대책으로 우회도로 개설 등을 내놓았지만 삼산로와 문수로는 울산의 가장 과부화된 도심 도로다. 공사가 본격화할 경우 발생할 상권 위축과 시민 민원은 시드니가 겪었던 상황으로 번질 위험이 크다.
남호주주정부 대중교통 관계자는 기술 선택 갈등과 예산난에 직면한 울산시 행정을 향해 “아델레이드의 40년 경험이 주는 핵심 시사점에서 볼 때 대규모 토목 인프라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라며 “전통 트램이나 도로 확장 대비 부지 점유 면적과 도시 공간 훼손을 극적으로 줄이는 방안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미 수소전기트램 추진을 확정한 울산시가 이 조언에서 받아들여야 할 핵심은 ‘공간 점유 최소화’다. 정거장 신설과 궤도 부설 과정에서 도로 점유 폭을 최소화하고 기존 시가지를 저해하지 않는 실용적인 설계를 단행해야만 공사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궤도 공사라는 주사위가 던져진 만큼 울산시는 브리즈번과 아델레이드가 보여준 운영의 지혜를 적극 도입해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
개통 후 심각해질 적자 구조를 막으려면 선제적 투자도 필수적이다.
브리즈번이 주정부 예산으로 운송 손실을 100% 보전하는 편도 50센트(약 450원) 요금제와 시내버스 연계 노선 16만회 증편을 단행해 이용객 30% 급증을 이뤄냈듯 울산시도 시내버스 노선을 트램 환승 축으로 전면 재편하고 파격적인 환승 할인 혜택을 결합해야 한다.
시드니시 관계자는 “철로를 깐 라이트레일 구간에는 버스와 일반 차량 진입을 막아 신속성을 확보했다”라며 “울산도 트램 구간에는 트램이 주 교통수단으로 다니도록 하고, 주 노선과 이어져 동네 구석구석 다니는 것은 버스 등 다른 교통수단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구분 | 1호선 | 2호선 | 3호선 | 4호선 |
| 구간 | 태화강역~신복교차로 | 북울산역~야음사거리 | 효문역~대왕암공원 | 신복교차로~복산성당 |
| 연장(㎞) | 10.85 | 13.55 | 16.99 | 5.94 |
시드니에서 찾아볼 수 있듯 구간별 핀셋 굴착 방식을 적용하고, 브리즈번의 성공 사례에서 보듯 2호선의 경우 궤도없는 트램도 고려해야 할 상황이다. 아델레이드는 콘크리트 트랙 건설로 전용 차선을 만든것처럼 좁은 공간을 극대화한 효율화 활용을 했다는 점에서 시사점이 크다.
이미 3,800억원대 수소트램 원안 추진이라는 사안이 결정된 만큼 울산시 행정이 보여줘야 할 답은 ‘왜 트램인가’라는 불필요한 논쟁이 아니라 ‘브리즈번, 아델레이드 사례를 참고해 실용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정밀한 행정 역량이다.
호주 3대 도시 관계자는 “무엇이 시민을 위한 것인지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고정관념에서 탈피하면 다양한 방안이 보인다. 트램은 시민 교통 접근성 편의를 위해 꼭 필요한 교통수단임은 틀림없다”라며 “무엇보다 전문가들이 모여 낸 다양한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결정권자가 소신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정책을 밀고 나가는 의지가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