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빈소 장례 확산에 경영난 심화…울산 장례식장 ‘줄폐업’
지역 사망자 5년 새 21.6% 증가에도 무빈소 장례 비율 늘며 매출 ‘직격탄’ 시설 보수비 부담까지 겹쳐 폐업 결정 1인 가구·장례비용 부담도 변화 요인
2026-11-04 심현욱 기자
#사망자 증가에도 장례식장 줄어들어
4일 남구와 지역업계에 따르면 중앙병원 장례식장이 지난달 말 운영을 종료하고 지난 2일 자진 폐업 신고를 마쳤다. 제일병원 장례식장 역시 최근 경영난 등이 이어져 곧 폐업하기로 가닥을 잡은 상태다.
울산지역의 장례식장은 해마다 줄고 있다. 지난 2021년 20개소에서 2024년 18개소, 지난해에는 17개소로 감소했다. 현재 운영 중인 장례식장은 17개소로, 제일병원 장례식장까지 문을 닫으면 더 줄어든다.
반면 사망자 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울산지역 사망자는 2020년 5,302명에서 2022년 6,369명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6,446명(잠정)으로 5년 새 21.6% 증가했다.
사망자가 느는데도 장례식장이 줄어드는 주요 원인으로는 장례문화의 변화가 꼽힌다. 보건복지부의 ‘전국 무빈소 장례 이용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울산에서는 전체 장례식장 이용 건수 가운데 약 10%가 빈소를 차리지 않는 무빈소 장례로 치러져 세종·제주와 함께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 같은 변화에는 1인 가구 증가와 가족관계 변화, 장례비용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울산지역 무연고 사망자는 2021년 60명에서 2022년 89명, 2023년 121명, 2024년 115명, 지난해 149명으로 4년 새 2배 이상 늘었다. 유족이 있더라도 평균 800만~1,500만원에 달하는 일반 3일장 비용을 부담하기보다 200만~300만원대의 무빈소 가족장을 선택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시설 투자비 부담 겹쳐 중소 장례업계 위축
특히 중소 규모 병원 장례식장일수록 무빈소 비중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폐업을 앞둔 남구 제일병원 장례식장의 경우 지난해 치러진 장례 총 50여건 중 약 80%가 빈소를 사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무빈소 장례 확산은 장례식장의 수익 감소로 직결된다. 장례식장 매출의 핵심은 빈소 임대료와 조문객에게 제공하는 식음료 판매 수익이다. 그러나 무빈소 장례는 고인을 안치실에 모셨다가 입관 후 곧바로 화장장으로 향하는 방식이어서 빈소 임대료와 식음료 매출을 기대하기 어렵다. 장례 건수가 유지되더라도 장례식장의 수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같은 업황 부진 속에 시설 투자비 부담은 폐업의 결정타가 됐다. 최근 폐업한 중앙병원 장례식장은 노후한 별관 건물을 보수해 영업을 이어가려 했지만, 수십억원에 달하는 스프링클러 설치비용 등 공사비 부담에 운영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구 관계자는 “병원 측이 공사비 부담과 함께 최근 침체한 장례 업황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자진 폐업을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역 장례업계 관계자는 “장례식장은 결국 조문객 식음료 판매로 유지되는 구조인데, 인터넷과 유튜브 등을 통해 절차를 간소화하자는 인식이 퍼지고 무빈소 장례가 급증하면서 수익이 크게 줄었다”라며 “고령화로 사망자는 늘어나지만 형식적인 조문을 줄이는 분위기 속에 중소 장례식장들의 설 자리는 갈수록 좁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