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울산 수출 1,000억달러 눈앞…산업 체질 개선 숙제
울산 경제가 2011년 이후 15년 만에 연간 1,000억달러 수출 실적에 재진입할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무역협회 울산지역본부가 내놓은 통계를 보니,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수출액 752억7,600만달러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남은 4분기 동안 월평균 82억달러 선을 사수한다면 충분히 도달 가능한 목표다. 특히 지난 9월 수출액이 99억달러를 돌파하며 15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만큼, 실현 가능성이 한층 커 보인다.
이번 실적 반등을 견인한 일등 공신은 단연 석유제품이다.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으로 수출 단가가 치솟으며 자동차를 제치고 다시 1위 품목으로 올라섰다. 여기에 인공지능(AI) 산업 팽창에 따른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투자 확대로 비철금속 제품 수출이 36.5% 급증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가세한 점은, 전통 제조업의 디지털·AI 전환을 꾀해야 하는 울산 경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지만 축배를 들기에는 이르다는 신호도 있다. 울산 수출의 또 다른 강력한 엔진인 자동차와 선박류는 3분기 들어 각각 16.5%, 12.4% 뒷걸음질 쳤다. 최대 시장인 대미 자동차 수출이 20% 가까이 급감한 것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호주 등 일부 국가로의 수출 증가 역시 온전한 시장 다변화의 결실이라기보다는 유가 상승에 기댄 ‘착시 효과’에 가깝다는 무역협회의 냉정한 분석을 뼈아프게 새겨야 한다.
무엇보다 국가 전체 수출 지형에서 울산의 현주소를 직시할 필요가 있다. 국가 수출이 반도체 호황을 등에 업고 고공행진을 하는 사이, 대한민국 전체 수출에서 울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2.8%에서 올해 8.2%로 급감했다. 이는 중후장대 산업에 편중된 울산의 산업 구조가 글로벌 첨단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겪고 있는 구조적 한계를 적나라하게 노출한다.
당면한 1,000억달러 달성 여부는 4분기 석유 단가 유지와 대미 자동차 수출 회복, 선박 인도 실적 반영에 달려 있다. 지자체와 지역 기업은 당장의 하방 변수 관리에 총력을 다해 15년 만의 쾌거를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
그러나 울산의 최종 목표가 일시적인 ‘숫자 달성’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외부 환경과 단가 변동에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주력 산업의 AI 융합 고도화와 획기적인 신성장 동력 발굴이 시급하다. 지역 사회 전체가 지혜를 모아 산업 체질 개선에 사활을 걸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