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울산 산단 화재 점검, ‘무관용’만이 악순환 끊는다
최근 울산지역 산업시설에서 크고 작은 화재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지난 8월 이후 폐기물 소각업체 3곳에서 무려 6차례나 불이 났고, 이달 들어서도 자원순환시설에 이어 온산국가산업단지 내 공장에서도 화재가 발생했다. 단발성 사고로 치부하기엔 발생 빈도와 양상이 심상치 않다.
피해 규모를 보면 상황의 심각성은 더욱 뚜렷해진다. 울산시가 밝힌 최근 5년간 울산에서 발생한 산업시설 화재는 346건으로, 전체 화재의 8.3%에 불과하지만 피해액은 약 598억 원에 달한다. 2명의 사망자를 포함해 34명의 사상자도 발생했다. 산업수도 울산의 심장인 산업단지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가 돼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울산시가 이달부터 자원순환시설과 제련소 등 화재 취약 시설을 대상으로 관계기관 합동 특별조사를 실시하고, 소량 위험물 취급 사업장과 전역의 공장·창고 1만여 동에 대한 단계적 전수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국·시비를 투입해 초기 소화능력을 보강하고, 국가산단 내 방폭 설비 성능을 집중 점검하는 등 다각적인 화재예방대책을 내놓은 것은 시의적절한 조치다.
하지만 아무리 촘촘한 대책을 세워도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그동안 대형 사고가 터질 때마다 관계 당국은 대대적인 점검과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사고는 잊힐 만하면 어김없이 반복됐다. ‘수박 겉핥기’식 형식적 점검과 기업의 사정을 봐주는 온정주의적 처분이 화를 키워온 것이다.
이번 특별 안전점검은 결단코 달라야 한다. 점검의 성패는 ‘엄정함’에 달려 있다. 소방시설 작동 상태, 인화성 폐기물 보관 기준 준수 여부, 환기 설비 등을 현미경처럼 들여다보고, 법 위반 사항이 발견된다면 관련 법령에 따라 예외 없이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 솜방망이 처벌로는 안전 불감증에 빠진 현장의 관행을 뜯어고칠 수 없다.
울산의 산업시설 화재는 단순한 재산 피해로 끝나지 않는다. 유해화학물질 누출이나 막대한 환경오염 등 돌이킬 수 없는 2차 재난으로 직결되며 시민의 생명과 직결된다. “위반사항은 엄정하게 조치하겠다”는 울산시의 다짐이 결코 빈말에 그쳐선 안 된다. 법과 규정에 기반한 무관용의 엄정한 점검과 단속만이 울산 산단의 화재 악순환을 끊어낼 해법임을 잊지 않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