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국 4위 취업률의 역설… 직업계고 인재 ‘탈울산’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최근 발표한 ‘2026년 직업계고 졸업자 취업통계조사’ 결과, 울산지역 직업계고의 취업률이 58.8%로 전국 17개 시·도 중 4위를 기록했다. 전국 평균(55.8%)을 웃도는 수치로, 극심한 취업 난 속에서 학교와 학생이 함께 이뤄낸 값진 성과다.
하지만 취업자 절반 이상이 일자리를 찾아 타 지역으로 떠나고 있다는 사실은 뼈아프다. 통계를 보니, 올해 울산 직업계고 취업자 중 건강보험이나 고용보험에 가입된 428명 가운데 울산 관내 기업에 취업한 인원은 199명(46.5%)에 불과했다. 나머지 229명(53.5%)은 모두 타 시도로 빠져나갔다. 심지어 지역 취업률을 견인하는 핵심인 마이스터고의 취업률은 75.5%로 압도적이지만, 정작 이 우수 인재들마저 울산을 등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모순된 결과의 기저에는 심각한 ‘일자리 미스매치’가 자리하고 있다. 울산 경제의 중추인 대기업과 우량 중견기업들은 고졸 공채를 대폭 줄이고 즉시 투입 가능한 경력직 중심으로 채용 구조를 바꿨다. 졸업생들이 차선책으로 택해야 할 지역 중소기업은 임금, 복지, 근로 환경 등에서 수도권이나 타 지역 유망 기업들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학교 현장은 시대 흐름에 발맞춰 AI, 스마트팩토리 등 첨단 신산업에 맞춰 학과를 개편하고 학생들의 역량을 끌어올리고 있으나, 지역 산업 구조는 여전히 전통적인 중후장대형 제조업에 묶여 있어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하는 엇박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제는 지자체와 교육청, 그리고 지역 경제계가 뼈를 깎는 고민으로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울산 관내 기업이 지역 직업계고 출신을 적극적으로 채용할 수 있도록 파격적인 세제 혜택과 고용 지원금 등 제도적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중소기업의 근로 환경을 개선해 청년 친화적인 일자리로 탈바꿈시키는 지자체 차원의 촘촘한 지원이 시급하다.
무엇보다 직업계고 졸업생의 절반가량이 진학을 선택(46.9%)하는 현실을 직시, 취업 후에도 지역 내에서 학업과 경력 개발을 병행할 수 있는 ‘선취업 후진학’의 지역 대학 연계 인프라를 대폭 확충해야 한다. 청년들이 울산에서 배우고, 일하고, 성장하며 정착할 수 있는 ‘선순환 고용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 이것이 울산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담보하는 가장 확실한 투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