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취해 행인 들이받고 경찰 폭행…울산지법 “심신미약 감경 없다”
지인으로 착각한 행인 차량으로 들이받아 시민·경찰 폭행 등 30분간 난동…징역 6년 법원 “약물위험 예상 가능”…치료감호 명령
2026-11-05 윤병집 기자
울산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박동규)는 살인미수와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향정), 상해, 특수폭행, 특수재물손괴,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약물중독 재활교육 프로그램 이수와 치료감호를 명령했다고 5일 밝혔다.
A씨는 지난 3월 11일 오전 양산시의 한 아파트에서 지인으로부터 필로폰 약 0.06g을 건네받아 투약했다. 평소 자신이 해당 지인 때문에 마약에 중독돼 인생을 망쳤다고 생각하며 적개심을 품고 있던 A씨는 이날 지인을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오후 6시 35분께 지인의 아파트 주차장에서 차량을 빠르게 후진해 지인을 들이받으려 했으나 실패하자, 차량을 몰고 지인을 찾아다녔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오후 6시 52분께 식당 앞 도로를 걷던 B(69)씨를 지인으로 착각해 차량으로 들이받았다. 쓰러진 피해자를 향해 다시 후진해 돌진하고, 차량에서 내려 주먹과 발로 수차례 폭행했다. 피해자는 거골과 중족골, 종골 골절 등으로 5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다.
A씨의 난동은 그칠 줄 몰랐다. 과일가게로 차량을 몰고 돌진해 업주를 넘어뜨리고 매대와 출입문 등을 파손했다. 여기에 부부와 8세 아동이 탑승한 승용차를 들이받기도 했다.
현장에서 범행을 제지하려던 또다른 행인을 폭행해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히고, 다른 시민과 출동 경찰관까지 폭행했다. 체포된 뒤에는 순찰차 내부를 발로 차 손상시켰다. 이 같은 난동은 약 30분 동안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이뤄졌다.
재판부는 A씨의 살인 고의도 인정했다. A씨가 평소 지인에 대한 적개심을 품고 있었고, 차량으로 피해자를 한 차례 충격한 뒤에도 재차 돌진하고 쓰러진 피해자를 주먹과 발로 공격하는 등 집요한 범행을 이어간 점을 근거로 들었다. 차량을 가속해 사람을 들이받을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점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재판부는 A씨가 흥분제 사용 장애와 흥분제 유도성 정신병적 장애로 범행 당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였다는 정신감정 결과를 인정하면서도 심신미약 감경은 적용하지 않았다. 과거 필로폰 투약으로 환청과 환시, 망상 등을 경험했고 마약류관리법 위반으로 징역형과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데도 다시 약물을 투약한 만큼, 환각 상태에서 타인에게 폭력을 행사할 위험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A씨가 과거 입원치료와 형사처벌에도 단약하지 못했고 재범 위험성이 있는 데다 가족 등 주변의 지속적인 보호와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 등을 들어 치료감호 필요성도 인정했다. 다만 일부 피해자와 합의했고, 살인미수 범행을 제외한 나머지 혐의를 인정한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