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사진’ 욕심에 출입금지 ‘아랑곳’…울산 슬도 초화단지 몸살
주말 하루 3천여명…월 6만명 찾는 가을 명소 사진 촬영하려 식재 구역 진입·꽃대까지 꺾어 곳곳에 비닐·흙 드러나고 일부 식물 훼손 확인 안내판·관리인력 배치에도 반복…계도 한계
2026-11-08 오정은 기자
지난 6일 찾은 동구 슬도 초화단지. 평일 오후였지만 곳곳에는 가을 풍경을 즐기려는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붉은빛과 갈색으로 물든 댑싸리가 둥근 형태로 군락을 이룬 가운데 연인들이 나란히 사진을 찍거나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아이들과 함께 초화단지를 둘러보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런데, 일부 방문객들은 출입금지 안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식재 구역 안으로 들어갔다.
댑싸리가 심어진 구역 앞에는 ‘댑싸리가 자라는 장소입니다. 출입금지’라는 안내판이 설치돼 있었지만, 일부는 댑싸리 사이에서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었다.
초화단지 곳곳에서는 식물 사이로 검은색 멀칭 비닐과 흙이 드러나 있었고, 일부 구간은 식물이 뽑힌 듯 식재 공간이 비어 있었다. 성인 키만큼 자란 팜파스그라스도 곳곳에서 꺾이거나 끊어진 모습이 확인됐다.
슬도와 대왕암공원 사이 약 1만7,000㎡ 규모로 조성된 초화단지는 댑싸리와 팜파스그라스가 어우러진 풍경이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지역의 대표적인 가을 관광 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동구에 따르면 슬도 초화단지 방문객은 월 6만명가량으로, 주말에는 하루 평균 약 3,000명이 찾고 있다. 관광 명소로 주목받으며 방문객이 늘고 있지만 일부 방문객들의 무단 출입과 식물 훼손으로 관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동구는 최근 기존 안내 문구를 보완한 출입금지 안내판을 설치하고, 기간제 근로자를 배치해 식재 구역을 관리하며 방문객들의 무단 출입을 계도하고 있다.
다만 무단 출입을 강제로 막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설명이다. 초화단지 내부에는 식물에 물을 공급하기 위한 호스 등이 설치돼 있어 방문객들이 걸려 넘어질 수 있고, 어린이들의 안전사고 우려도 있어 출입을 제한하고 있지만 현장 계도 외에는 뚜렷한 대응 방안이 없는 상황이다.
동구 관계자는 “방문객들이 식재 구역에 들어가지 않도록 안내하고, 현장에서 목격하면 주의를 주고 있다”라며 “다만 관광지 특성상 방문객들의 출입을 강하게 제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의를 준 뒤에도 다시 식재 구역에 들어가는 사례가 있어 방문객들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