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구급대원 보호장구 사용허용 법률 개정 마땅
국가 권력의 상징이기도 한 제복을 입은 공무원들이 폭행당했다는 소식을 심심찮게 듣는다. 정당한 공무 집행 중인데도 불구하고 욕설 등 폭언과 심지어 흉기를 휘두르는 경우도 있다. 물론 대부분 주취자들에 의해서 이뤄지는 것이지만 허투루 넘길 일이 아니다.
행안부 통계에 의하면 최근 3년간 공무 수행 도중 국민들로부터 폭행을 당한 경찰관, 소방공무원, 해양경찰관이 2,048명이나 된다. 해마다 700명 가량이 피해를 입는 꼴이다. 같은 기간 공무집행 방해로 검거된 국민은 4만3,000명이 넘는다고 한다. 지난 4월에는 전북 익산에서 여성 구급대원이 술에 취해 쓰러진 시민을 구조해 후송하던 중 머리를 수차례 얻어맞고 후유증으로 숨지기도 했다. 제복 공무원들에 대한 폭행사례가 늘어나자 울산 경철청은 관련 토론회를 개최하면서까지 공무집행 방해 근절 방안을 모색하기도 했다.
제복 공무원들은 치안 및 재난 현장에서 국민들의 생명과 신체, 재산을 보호하는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들이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대책은 부실하기 짝이 없다. 전기충격기 등의 무기를 휴대한 경찰조차도 인권침해 논란 때문에 자기보호에 적극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다. 특히 기본적인 자기보호 장구를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출동하는 구급대원은 폭행에 그야말로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구조대원들에게도 경찰과 같이 폭행을 당하는 상황에 놓이면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등 우리나라 구조시스템 전반에 대한 구체적인 점검과 개선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런 가운데 울산의 정갑윤 국회의원이 구조·구급대원이 구조 활동 도중 폭행을 당하는 사건을 막기 위해 ‘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 했다고 한다. 반드시 필요한 입법으로 환영할 일이다.
개정안에서는 구조·구급대원이 구조·구급활동 도중 자신은 물론 타인의 생명·신체에 대한 위해 방지 차원에서 분사기, 전자충격기 등 보호장비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정당한 사유 없이 구조·구급활동을 방해해 구조·구급대원을 상해 또는 사망에 이르게 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관련 법률이 조속히 개정되어 더 이상 ‘매 맞는 제복 공무원’이 발생하지 않아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