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울산 제조업 위기 극복, 정부도 책임을 다해야

2019-01-01     .

2019년 기해년(己亥年) 황금돼지 해가 밝았다. 언제나 그랬듯 올해 새 해도 울산의 간절곶에서 가장 먼저 떠올랐다. 하지만 시민들의 소망은 여느 해와는 달랐다. 꺼져가는 울산 경제의 불씨를 살려야 한다는 간절함이 절절했을 것이다.

울산은 지난해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위기를 겪었다. 지난 1962년 특정공업도시로 지정된 후 울산은 산업도시로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해왔다. 울산 산업의 발전은 곧 대한민국의 발전이었다. 울산시민들은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어가고 있다는 자긍심으로 산업현장을 지켰다.
하지만 수년째 조선 산업의 부진이 이어지고, 자동차 산업의 위기가 가중되면서 이들 산업을 주력으로 하는 울산은 경제는 긴 침체의 늪에 빠지고 말았다. 일감이 줄어들면서 근로자들은 울산을 떠났고, 광역시 승격 후 처음으로 인구가 감소했다. 한때 1,000억 달러 규모였던 울산의 수출도 700억 달러 수준으로 급감했다.

울산 시민들 앞에 놓인 미래 여건도 녹록치 않다. 내수 부진과 미국 발 관세폭탄 우려에 자동차 산업도 휘청거리고 있다. 석유화학 산업도 널뛰듯 하는 국제 유가와 중동 국가들의 시장 참여가 확대되면서 더 이상의 호황을 기대하기 어렵다. 여기에다 경영활동을 둘러싼 규제도 여전하다. 고임금과 노조편향 정책까지 겹치면서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의 어려움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울산의 부진은 장치산업 중심의 산업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책임은 일차적으로 미래 경제 상황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한 기업의 몫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위기상황을 기업에게만 떠넘길 수는 없다. 장치산업의 미래를 예측하지 못하고, 선제적으로 고도화시키지 못한 지자체와 정부의 책임도 크다. 특히 국가 전반의 경제상황을 제대로 살펴보고, 균형발전이 가능하도록 경제 전략을 짜야할 국가의 책임은 더 크다고 할 수 있겠다.

각종 경제 지표상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는 크게 어려운 상황이 아니다. 하지만 유독 조선, 자동차 등 장치산업 중심의 제조업 도시들의 경제가 엉망이 돼있다. 울산을 비롯한 군산, 통영 등이 대표적이다. 이는 정부가 전통적 장치산업의 고도화는 등한시한 채 미래 첨단산업에만 국가의 역량을 집중 한 탓이다. 특히 미래 산업 인프라를 수도권에 집중 시킨 것도 원인이다.
울산을 비롯한 거제, 군산 등 제조업 도시들은 그야말로 ‘골든타임’에 직면해 있다. 조금만 더 방치하면 금방이라도 사그라들 지경이다. 지역을 지탱하던 제조업이 몰락하면서 도시기능마저 잃어버린 유럽 산업도시들의 전철을 밟을게 뻔하다. 정부는 언제까지 꺼져가는 제조업 산업도시들의 생명을 방치할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새해 울산 지역 사회의 가장 큰 과제는 경제 회생이다. 그러나 전제돼야 할 것은 국가의 역할이다. 지난 사반세기 국가 경제를 위해 묵묵히 땀 흘렸던 울산의 위기 극복을 위해 이제 정부가 나서야 한다.  특히 부유식 풍력발전 사업, 수소전기차 산업 등 울산시가 추진하고 있는 미래 전략사업들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 외곽순환고속도로, 공공형 혁신병원 등에 대해서도 국가가 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