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칼럼] 어긋남에 대하여
좋은 의미 아니지만 나쁜 의미도 아냐
서로의 다양성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면
어긋남 속 합치 과정서 사회 발전 이뤄
인간사회는 다양한 부류들이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살아가다보니 많은 것에서 부딪침이 발생하고 있다. 이 부딪침은 서로 어긋남에서 발생한다.
이같은 어긋남이란 것은 결코 좋은 것은 아니지만, 또한 절대적으로 나쁜 것도 아니다. 어긋남이 있기에 합치하려고 애를 쓰게 되는 것이고, 그 가운데 또 다른 발전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 세간에 회자되는 일례(一例)가 청와대의 어느 수사관이 청와대의 민간인 사찰문제를 제기한 것일 것이다.
공정한 공무원으로서 불의를 참지 못하고 청와대의 민간인 사찰을 고발한 것으로, 야당의 입장에서는 의인(義人) 중에서도 의인이요, 고발의 포상금을 아주 많이 받아야 할 정의로운 사람인 것이다.
그러나 통치하는 입장의 여당 쪽에서는 미꾸라지 한 마리가 자기 비리를 감추기 위해서 온갖 분탕질을 일으키는 간사하기 그지없는 인물로 간주하고 있다.
이렇게 하나의 행위도 각자의 입장에 따라 달리 보게 된다. 이 어긋남으로 의인으로도 간신으로도 보여지니 어긋남의 진정한 모습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우리 사회는 이념과 학문과 종교와 직업과 취미 등이 너무나 다양하기 때문에 이 다양성을 인정하는 자유로운 나라이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어긋남이 도처에서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같은 정당 내에서 집권자가 나오지 않고 완전 반대되는 정당에서 집권자가 나왔을 때에는 이것이 더욱 심화되며, 일상 생활하는 시민의 입장에서 보면 기존 가치관의 혼란으로 평상심을 유지하고 생활하기에는 벅찬 면도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먼 미래로 멀리 내다봤을 때에는 이러한 다양성으로 인한 어긋남이 극치를 이루면서 가치관의 혼란을 야기한다 싶어도, 결국 이 어긋남으로 인해서 우리 사회는 많은 발전을 이룰 것임이 분명해 보인다. 즉 어긋남이 진정 우리 민족이 크게 발전할 수 있는 바탕일 될 수가 있는 것이다.
‘주역(周易)’ 38과 ‘화택규괘’에서 이 어긋남의 이치에 대해서 잘 설명하고 있다. 단전(彖傳)에서는 진정 완전 반대의 모습이고 어긋남이 심하기에 추구해 도달하는 목표가 같아진다고 한다.
하늘과 땅이 그 모습과 작용이 완전히 어긋났기에 만물을 낳아 기르며, 남자·여자가 모습과 하는 일이 완전 어긋났기에 결혼해 자손을 낳는 뜻이 통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 만물이 각기 다르기에 그 생명력을 발휘해 지구를 아름답게 만드는 그 일이 유사하게 같을 수가 있으니 어긋남의 시절과 그 작용이 크다고 했다. 그리고 진정으로 눈 밝은 군자는 늘 뜻을 함께 하더라도 때론 반드시 달리할 경우가 있어야 한다고 대상전(大象傳)에서는 설파했다.
초기에 뜻을 같이 했더라도 결국 그 갈 길을 달리할 수도 있고, 처음부터 다른 길을 가는 어긋난 것들은 진정한 올곧음이라는 같은 목표점으로 나중에는 합치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이 어긋남이 우리 사회가 썩지 않고 맑게, 단절되지 않고 영원히 흘러갈 수 있고 발전할 수 있는 길인 것이다.
그러므로 어긋남을 겪는 당사자들은 말할 수 없이 괴로울 것이지만, 민초의 입장에서는 늘 깨어있는 사회, 정의로운 국가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아서 무척이나 안심되는 점이 많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