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저감 조례, 무늬만 ‘울산형’ 되나
산단 배출규제 상위법 근거 약해 조례 포함 난항
노후 경유차 운행제한, 마스크 지급 등 초안 가닥
울산시의회 6월 정례회에 조례 상정, 심의 예정
‘울산형 미세먼지 저감 조례’ 제정이 본격 추진되고 있지만, 정작 울산지역 유해 미세먼지의 주원인으로 지목되는 산업단지 유해물질의 배출 저감을 강제하는 내용은 없는 ‘앙꼬 없는 찐빵’이 될 공산이 크다.
1일 울산시의회와 울산시에 따르면 현재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조례안’을 협의해 만들고 있는 중으로, 사실상 초안의 주요 내용에 대한 가닥이 잡혔다.
조례 초안의 주 내용은 앞서 3월 울산시가 2022년까지 지역의 미세먼지 발생 오염물질을 40%이상 줄이겠다고 발표한 ‘울산형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과 별반 다르지 않다.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시 노후 경유차의 운행을 제한하고, 시민건강, 취약계층 보호를 위해 재정적 지원하는 정도의 수준이다.
시는 조례를 통해 배출가스 5등급 경유차 운행제한을 강제하고, 취약계층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에게도 마스크나 공기정화기 등을 보급할 수 있는 법률적 근거가 만들어지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산단의 유해물질 배출 규제에 대한 내용은 현재까지도 마련되지 않았다. 시의 종합대책에서는 비상저감조치 의무 사업장 이외에 대형 대기오염물질 배출사업장까지 비상저감조치 이행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을 내놨다. 기존 46개 사업장에서 연간 20t 이상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대기 1종과 2종 사업장 170개 사업장으로 늘리는 것이다.
이는 자율적인 이행을 권고하는 수준으로 법적인 강제력이 약하다. 상위법인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 등에 관련 내용이 없기 때문이다. 특별법 자체가 자동차 배기가스가 주원인으로 지목되는 수도권 등 지역을 위주로 만들어진데 따른 거다. 따라서 시 조례에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울산시의회도 이런 점 때문에 조례 제정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울산에서는 산단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가 인체 유해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고 대책이 필요하다는 시민 목소리가 높다.
실제 이날 조례안 상정을 앞두고 다양한 시민의견을 듣기 위해 울산시의회 환경복지위원회 김시현 의원이 전영희·윤덕권·장윤호·김선미·박병석·손종학 의원과 환경·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마련한 간담회에서도 이 같은 요구가 나왔다.
환경·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산단의 오염물질 배출을 규제하고 감시하는 조례 제정이 필요하다”며 “울산은 미세먼지 뿐 아니라 오존의 문제가 심각하고 오존이 산소와 결합해 악취까지 발생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울산에서 발표하는 미세먼지 수준과 실제 시민들이 체감하는 수준이 차이가 난다”면서 “환경단체 및 시민들이 주도하는 미세먼지 감시단이나 모니터링이 필요하고 조례나 시행규칙에 명문화해 시행해 달라”고 건의했다.
다만, 기업 활동에 대한 규제로 이어져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 산업경기를 더욱 위축시킬 수 있는 만큼 이를 고려한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는 상황이다.
김시현 시의원은 “울산은 미세먼지 농도보다 (산단에서 발생하는)성분과 질의 문제가 큰 특별한 지역으로 울산만의 미세먼지 대책이 필요한데, 산단 규제와 관련한 미비 점 때문에 섣불리 발의하지 못하고 있다”며 “가능한 부분이 있는지 환경과 관련한 여러 법률을 검토해 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오는 6월 시의회 정례회 때 조례를 대표발의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