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납세자보호관제도의 이해와 기대
작년 납세자 친화적 세무행정 지향 위해 관련 법 개정
중구 ‘납세자보호관’ 배치 지방세 관련 고충민원 처리
적극적 제도 홍보·주민 소통 양질의 행정서비스 기대
최근 유명 국제영화제에서 굴지의 상을 수상하고 극장가에서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이슈가 되고 있는 한 영화가 있다.
한 장면 한 장면의 상징적 장치와 비유는 감독의 의도대로 관객들로 하여금 오만가지 생각을 하게 하는데 충분했고, 영화는 세 사람의 죽음으로 절정에 이른다. 모든 것을 잃고 마지막 터전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거는 사람들과 헛된 욕망을 꿈꾸며 상대의 마지막 터전을 침범하는 사람들의 사투. 그곳에서 벌어지는 두 사람의 죽음! 승승장구하는 인생은 그렇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무심함으로 의도치 않은 모욕감을 줌으로써 죽음을 맞는 또 한사람_집주인의 죽음. 관객들은 이 집주인의 죽음을 다소 의아해 하면서도 결코 되새겨 보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이는 갈수록 양극화 되어가는 현대사회에서 상호간의 이해 부족과 무관심이 불러올 수 있는 가능성을 극단적으로 표현한 것이었다.
실제로 공무원과 주민의 관계에서도 영화처럼 상호간의 이해 부족과 무관심이 있다. 법을 집행한다는 명분으로 일방적인 정책 진행은 주민소통의 부족으로 이어지고, 주민은 권리와 인격 침해를 느껴 다양한 경로로 항의를 접수한다. 특히, 반대급부가 없이 세금을 부과하고 징수해야 되는 세무행정에서는 그런 갈등이 더욱 깊다.
세무행정의 중심은 헌법 제38조에서 규정하는 납세의 의무이다. 이는 국민의 4대 의무 중 하나이지만, 다른 의무와 다르게 국민의 저항이 심하다. 또한 경기 불황이 지속될수록 정부와 국민간의 납세 갈등은 더욱 증가 한다.
그래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이러한 갈등을 완화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추진하고 있다. 성실·모범납세자에게 표창을 수여하고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다양한 납세자 친화적 세무행정을 지향해 왔으며, 2018년에는 지방세기본법을 개정하면서 지방자치단체에 지방세 납세자보호관을 의무적으로 설치·운영하도록 했다. 일반적인 예상과 다르게 납세자보호관은 세무부서가 아닌 부서에 설치한다. 납세자보호관의 독립성과 권한을 강화하는 조치로 납세자의 권익을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에 우리 중구도 올해 1월부터 청렴감사관에 납세자보호관을 배치해, 지방세 관련 고충민원을 처리하고 다양한 세무행정 관련 사항을 상담한다. 세무조사기간의 연장과 세무조사 연기에 관한 사항을 처리하고 납세자의 권리보호 요청을 처리하는 등 납세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있다.
그리고 4월에는 납세자권리헌장을 개정·고시하면서 납세보호관의 조력을 받을 권리 및 세무조사 연기를 받을 권리 등을 명시함으로써, 납세자보호관 제도를 뒷받침할 근거를 마련하기도 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납세의 의무는 헌법에 명시된 분명한 국민의 의무이다. 하지만 주민이 곧 주인임을 표명하는 오늘날, 그 의무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납세자 권리의 보장·보호 강화로 귀결된다.
따라서 납세자보호관은 지방세의 부과·징수·체납처분 등 납세의 의무를 촉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납세자의 고충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소통부족으로 느끼게 되는 납세자의 감정적 인격침해에 대해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대변해야 한다. 적어도 영화 속의 한 죽음이 전하는 메시지처럼 무심함으로 일관해 분노를 유발해서는 안 된다.
끝으로, 70년이라는 긴 지방세 역사에 비하면 납세자 보호관은 이제 막 시작된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따라서 안으로 납세자보호관제도에 대한 깊은 연찬과 성찰을 거듭해야 하고 밖으로는 다각적인 홍보를 통해 많은 주민이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납세자보호관 제도도가 주민과 함께하는 따뜻한 양질의 행정서비스 제도로 발전되어 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