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원전보다 관광’ 울주 서생에 변화의 바람 예쁜 펜션, 카페… ‘간절곶’이 달라졌다

SNS·입소문 타고 유명세 얻는 가게들 속속
곳곳에 젊은 소비자 눈길·발길 사로잡는 콘텐츠

2019-08-06     주성미
   
 
  ▲ 울산 울주군 서생면에 지난해 5월 문을 연 카페 ‘서생창고’. 이곳은 다양한 포토존들로 SNS에서 유명세를 얻고 있는 이른바 ‘핫플레이스’ 중 하나다.  
 
   
 
  ▲ 창밖으로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카페 ‘서생창고’의 포토존 중 한곳. 외부에는 핑크뮬리와 조명 등으로 꾸며져 있다.  
 

원자력발전소 건설과 안전문제, 원전지원금을 둘러싼 비위와 갈등 등으로 얼룩졌던 울산 울주군 서생면에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푸른 바다를 조망하는 이국적인 숙박업소, 이색적 분위기를 자랑하는 창고형 카페 등이 곳곳에 들어선 것인데, SNS와 입소문을 타고 젊은 고객들이 모여들고 있다. 이에 서생면이 ‘해돋이’ 반짝 명소에서 사시사철 ‘관광지’로 달라질 수 있을지를 집중 조명해본다. <편집자주>



<상> 예쁜 펜션, 카페… 울산 ‘간절곶’이 변한다



최근 울산 울주군 서생면 간절곶 주변 모습이 상당히 달라졌다. 이색적인 분위기와 콘텐츠를 앞세운 장소들이 등장하면서 이 일대는 젊은층의 ‘데이트 명소’로 재부상하고 있다.

울주군 서생면의 ‘선펜션’은 최근 젊은 연인과 가족단위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부산 출신의 두 형제가 나란히 이 펜션과 안에 있는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펜션은 2년 전 문을 연 이후 꾸준히 젊은 감성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데크를 설치했고, 올 4월에는 카페를 시작했다. 낮에는 커피와 함께 간단한 음식을 즐기는 이 공간은 해가 지면 ‘펍’으로 변신한다.

카페 대표인 김가득(36)씨는 “휴가철 주말 숙박의 경우 두달여 전부터 이미 다 완료됐고, 주중에도 찾는 손님이 많다”면서 “울산이나 부산 손님이 많긴 한데, 최근에는 서울과 경기도에서도 휴가에 맞춰 많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부터는 ‘웨딩’ 사업도 시작했는데, 지난 1월 한 커플이 이용했고, 이달에는 피로연도 예약돼 있다. 김씨는 “저렴한 금액은 아니지만 이색적인 결혼이나 피로연을 원하는 분들의 문의가 많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5월 들어선 ‘서생창고’도 떠오르는 이른바 ‘핫플레이스’다. 잡동사니를 팔던 허름한 조립식 건물이었던 이곳은 다양한 ‘포토존’을 갖춘 대표적인 SNS 카페로 자리 잡았다.

당초 남구 무거동 울산대학교 앞에서 자그마하게 테이크아웃 전문점을 운영했던 서생창고 P대표는 새로운 카페 장소로 바다가 보이는 ‘관광지’를 물색했다. 부산 기장은 이미 유명한 카페들로 포화상태였고, 경주는 임대료가 너무 높았다. 그러던 중 발견한 곳이 허름한 서생의 폐건물이었다. 그는 서울과 경기도 등 유명 카페를 돌아다니면서 인테리어와 메뉴를 오랫동안 고민해 지금의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P대표는 “카페는 메뉴도 중요하지만, 요즘은 ‘사진 찍기 좋은 곳’이라는 게 필수”라며 “카페 마당에 직접 핑크뮬리를 심는 등 안팎에 포토존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을 최대한 많이 담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올해도 ‘천국의 계단’ 포토존 시설물을 계획하고 있다.

도심에서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그는 “거리나 비용적인 부분들을 감수하고서도 찾아오는 적극적인 젊은 고객들이 많다”면서 “친구들과 함께 렌터카를 빌려 타고 오는 손님들도 꽤 있다”고 덧붙였다.

인근 온산읍 강양리의 골칫거리였던 ‘활어구이 직판장’은 최근 애견 동반 카페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2012년 원전지원금 4억원을 들여 조성한 이곳은 2017년 카페와 갤러리로 탈바꿈했다.

간절곶 일대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여전히 아쉬움과 우려를 표하는 시선들도 있다.

한 시민은 “간절곶 주변으로 예쁜 가게들이 조금씩 늘고 있어서 주말이나 평일 저녁에 잠깐씩 나들이를 하긴 좋지만, 딱히 다른 뭔가를 해야겠단 생각은 없다”면서 “간절곶 소망우체통이나 상징물은 한두번 보고는 잘 안 가게 되고, 해수욕도 마음먹고 오는 게 아니면 굳이 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택을 개조하거나 낡은 상가를 매입해 감각적으로 꾸민 일부 가게들이 인기를 끌면서 일대 임대료가 급격하게 오르는 ‘젠트리피케이션’을 우려하거나, 지역에 한정된 행사나 지원으로 관광객 유입에는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