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게 죄는 아닌데' 일반학교서 장애학생 대상 폭력 급증..울산 5년간 32명
지난 5년간 울산지역 일반학교에 재학중인 32명의 장애 학생들이 폭행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이 같은 학교 폭력이 늘어나는 추세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3일 선천성장애 아들을 두고 있는 학부모 A씨는 아이를 일반학교에 보내면서 늘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A씨는 “장애를 앓고 있는 아이가 일반학교에서 친구들과 잘 어울릴 수 있을까, 악의가 없는 행동이 혹시나 학생들에게 위협적으로 다가가지 않을까 등 별의별 생각을 다한다”며 “장애학생을 두고 있는 한 엄마가 자신의 아이가 학교에서 맞고 왔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가슴이 무너지는 듯하다, 결국 24시간 내내 붙어있을 수 없으니 매번 스스로 마음을 굳게 먹으려고 한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지난해 충북 청주의 한 중학교에 다니는 청각장애 학생이 같은 반 학생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한 사건이 있었다. 해당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 따르면 당시 6명의 학생이 폭행하는 동안 이를 말리는 이는 아무도 없었고, 폭행 이후 1년이 지난 후에도 3~4명의 학생이 실내화를 뺏는 등 괴롭혔다.
피해 학생의 부모는 “학교에서는 가해 학생 탓만 하고 있어 부모로서 피가 거꾸로 솟는 심정”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최도자 의원이?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일반 학교 내 장애 학생 대상 학교 폭력 현황에 따르면 2014~2018년 울산지역 32명 장애 학생이 폭력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2014년 4명, 2015년 3명, 2016년 7명, 2017년 6명, 2018년 12명으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전국적으로는 5년간 1,893건이 발생해 1,914명이 피해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학교 급별로는 중학교 866명, 고등학교 605명, 초등학교 443명 순이었다.
전문가들은 장애 학생이 일반 학생에 비해 의견 주장이 힘들고, 학교 폭력으로 인한 후유증이 큰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현행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르면 학폭위는 학교폭력으로 피해를 입은 장애학생의 보호를 위해 장애인 전문 상담가의 상담 또는 장애전문 치료기관의 요양 조치를 학교의 장에게 요청할 수 있다.
또 학교폭력 사안에 적용하는 조치는 일반학생이나 장애학생 모두 동일한데, 장애학생일 경우 장애인 전문 상담가의 의견을 참고해 결정을 내리는 점이 다르다.
한 장애인협회 관계자는 “이 법에는 구체성과 강제성이 다소 떨어지는 점이 있다”며 “초등학교 저학년때부터 장애 학생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한 교육을 시행하고, 장애 학생과 관련해 보다 적극적인 보호 조치를 하도록 규정하는 등 일반 학교를 다니는 장애아들에 대한 보호책이 하루 빨리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도자 의원도 “비장애 학생들의 학교 폭력은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추세지만 장애 학생을 대상으로 한 폭력은 오히려 늘고 있다”며 “장애 학생들이 보호받고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관련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