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울산 VR·AR제작거점센터 나아가는 길에 박수 보내며
울산, 지난 수년동안 신성장산업 고민 가시화
올해 추진하는 5G기반 VR·AR 콘텐츠 개발
제조콘텐츠 수요기업 실증·5G 도입확대 목표
정부의 인공지능 국가전략을 접하고 많은 위안을 받게 된다. 날로 치열해가는 글로벌 경쟁의 한 가운데에서 새로운 시대 그리고 수많은 신기술에 대한 정부 차원의 고민이 분명히 현존함을 확인한 일종의 안도감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전문가의 식견과 정부의 의지가 합쳐진 결과일 테지만 국가 방향성(아젠다)은 분명해지고 있다. 모든 분야의 지식과 기술이 융합되는, 그리고 헤게모니와 주도권 장악 차원으로 귀결될 인공지능은 분명 국가적 역량을 모으는 대역사가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충분히 해내고 그리고 앞서나갈 것으로 믿는다.
국가차원으로 인공지능에 역량을 결집하는 것과는 별개로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은 지역차원 또는 시장의 논리로 접근하는 것이 합리적인 분야도 있다는 사실이다. 규모의 경제에 익숙한 우리에게는 다소 뜻밖의 특징을 가진 콘텐츠 산업이 그것이다.
인력과 자본, 설비, 재료보다 오히려 창의적 아이디어가 승부를 결정하는, 그래서 어떤 의미로는 기회가 공정한 분야가 바로 콘텐츠 산업이다. 이 말은 지역 단위에서도 지역의 특장점을 살려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지역 콘텐츠산업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의미와 다름 아니다.
지난 수년간 울산의 신성장산업에 대한 고민은 이제 하나씩 가시화되고 있다. 콘텐츠산업, 그 중에서도 가상증강현실(VR·AR) 기술을 융합한 제조콘텐츠 산업은 그 중심에 서 있다. 조선과 화학산업에 적용돼 안전체험과 공정교육에 활용되는 VR·AR 콘텐츠는 울산의 내일을 이끌어갈 선두주자로 부상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울산광역시, 울산정보산업진흥원이 역량을 집결해 건립하는 울산 VR·AR제작거점센터는 그 핵심이다. 총사업비 68억원으로 조성되는 센터는 울산 동구 일산동에 위치해 지역 VR·AR 콘텐츠 산업육성을 위한 기업지원, 전문인력양성교육, 콘텐츠 개발 지원, 사업화 지원을 수행한다. 특히, 올해 추진되는 5G 기반 VR·AR 콘텐츠 개발 사업은 개발된 제조콘텐츠의 수요기업 실증과 함께 5G 도입확대를 목표로 하는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있다.
새로운 산업을 육성하는 것은 어쩌면 달걀과 닭의 문제일지도 모른다. 수요를 전제로 하는 개발과 그리고 실증을 전제로 하는 수요 사이에서 그 마중물을 누군가는 부어줘야 선순환이라는 바퀴가 굴러가는 것이다. 지역의 대규모 제조기업을 눈앞에 두고도 선뜻 뛰어들기를 주저했던 VR·AR 콘텐츠 기업들에게 센터는 마중물을 아낌없이 부어줄 것이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패기와 열정을 가진 젊은이들이 창업부터 시작할 수 있는 열린 공간도 마련해 줄 것이다.
아직도 VR·AR 제조콘텐츠를 시기상조 또는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이 없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처음엔 무엇이든 그렇다고. 1980년대 중반 세계 2위의 컴퓨터 기업 DEC의 CEO 올센(Ken Olsen)조차도 가정에서의 컴퓨터 필요성에 의문을 제시하지 않았던가. 그리고 그 결과는 우리 모두 익히 알고 있는 바이다.
오늘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내일은 저절로 오지 않는다는 광고카피가 어쩌면 울산의 내일을 위해 묵묵히 행보를 시작하는 울산 VR·AR제작거점센터를 위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그 힘찬 발걸음을 위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