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어팜(돌봄농장)으로 초고령화 사회 대비하자!

2020-05-17     김철준 울산원예농협 조합장
김철준울산원예농협 조합장




최근 치유농업 도입 법안 국회 통과
울산, 농어촌·아름다운 해안선 갖춰
케어팜 통해 ‘질높은 노후생활’ 기대 

‘초고령화 사회’라는 말이 낯설지 않은 시대다. 초고령화 사회란 65세 이상의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이상일 때 사용하는 용어로 전 세계가 공유하는 개념이다. 전체인구의 7%이상이면 해당 국가를 고령화 사회로, 14%이상이면 고령사회로 구분하고 있다. 
국가별로 보면 일본이 2006년으로 가장 빨리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했다. 이어 2008년 이탈리아, 2009년 독일이 진입했으며 2030년에는 34개 국가가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25년 무렵이면 진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OECD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이 가장 젊은 나라에서 향후 50년 이내 가장 늙은 나라로 변화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초고령화 사회가 심화될수록 생산인구 감소로 경제를 둔화시키는 것은 물론 노인 부양비 증가로 가정과 국가의 재정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보건복지위원회에 제출된 건강보험공단의 ‘노인 진료비 중장기 추계’ 자료에 따르면 노인 진료비는 2018년 31조 6,527억원에서 2025년 57조 9,446억원, 2035년 123조 288억원, 2060년 337조 1,131억원 등으로 급격히 불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또한 2009년 총 진료비의 31.6%인 12조 4,236억원이던 노인 진료비가 2018년에는 40.8%인 31조 6,527억원으로 10년간 22조 2,291억원이 증가하는 등 진료비 증가속도 역시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초고령화 사회로의 진입은 첨단의료기술의 발달로 생명연장의 꿈이 실현되고 있지만 출산율 저하에 따른 기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각종 질병 등으로 인해 가족 간의 갈등과 경제적인 손실 등 다양한 문제를 일으킨다. 
이러한 노인 질병에 대비해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농업과 복지’를 합한 개념인 ‘케어팜(돌봄농장, Care Farm)’을 활성화하고 있다. 치매를 비롯해 정신지체, 발달장애, 자폐환자들이 단순히 요양시설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치료와 자활을 농업과 연계하여 신체적 건강과 정신적 삶의 질을 높이고 있다. 
케어팜을 먼저 도입한 나라는 네덜란드로 1970년대 무렵에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특히 1999년 ‘국가지원센터’를 설립하면서 케어팜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1998년 75개이던 케어팜은 2003년 372개, 2011년 1,050개 등으로 증가했으며, 현재는 1,400여개 농장에서 수만 명의 노인이 돌봄 서비스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장을 자기 집처럼 오가면서 치료를 하며 지낸다는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치매 등에 걸리면 병원이나 요양원 등을 떠올린다. 그나마도 형편이 좋은 사람들이 이런 시설 등을 이용하지만 격리생활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비싼 비용을 들이지만 자유롭지도 못한 곳에서 갇힌 채 여생을 마무리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네덜란드의 케어팜과 같은 치유농업을 도입하기 위한 법안이 최근 국회를 통과했다. 양지바른 텃밭에서 햇볕과 바람을 벗 삼으며 계절별 씨앗도 뿌리고 잡초도 매고 수확도 하며 치료와 삶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것이다. 
노인들의 대부분은 농촌이 고향인 사람이 많다. 어렸을 때 집이나 농장의 한 켠에서 닭, 오리, 토끼 등 동식물을 키우던 경험을 갖고 있다. 이런 익숙한 기억들을 되새기면서 재미와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게 하여 삶의 활력을 되찾게 하는 것이다. 이렇듯 초고령화 시대를 농업·농촌과 연계함으로써 노인들에게는 삶의 즐거움을 선사하고 동시에 경제적으로는 의료비 등의 사회복지비용을 줄이면서 농촌의 활력과 농업의 수익 증대를 도모할 수 있는 장치로 주목을 받는 것이다. 
노인문제는 30년 전부터 준비해야 그 효과를 30년 후에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러하기에 좀 더 한국형 케어팜을 선제적으로 도입하여 초고령화 사회 진입에 사전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특히 치매 등 노인성 질환으로 한 번 들어가면 여생을 갇힌 곳에서 보내는 것이 아니라 농촌지역의 산간이나 해안 등에 농촌형 전원주택 형태의 마을을 구성하여 자연환경 속에 머물게 하면서 환자를 경중증으로 구분하여 농사도 짓게 하는 등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축소판이라 일컬 수 있는 울산은 도농복합 광역시로써 전형적인 농어촌과 아름다운 해안선을 갖추고 있다. 자연환경과 잘 어우러진 케어팜 을 통해 산업수도 주역들의 질 높은 노후생활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