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에 뜨거운 ‘기본소득’ 논의… 울산 울주군 ‘청소년 성장지원금’ 제자리걸음
이선호 군수 핵심 공약 지난해 말 보건복지부 ‘재협의’로 정책 제동
거듭된 ‘수정’에도 보건복지부 ‘난색’… 대상 한정 ‘반쪽’ 우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이후 정치권을 중심으로 ‘기본소득 도입’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울산지역에서 최초 ‘기본소득’으로 추진한 울주군의 ‘청소년 성장지원금’ 정책은 첫발도 떼지 못하고 있다.
25일 울주군에 따르면 이선호 군수의 핵심 공약 사업인 ‘청소년 성장지원금’이 구상 단계에서 수년째 공회전하고 있다. 2018년 말부터 시작된 보건복지부와의 협의가 풀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 성장지원금’은 이선호 군수가 후보 시절 지역에 모든 청소년들에게 사회진출자금을 지원하겠다며 공약한 데서 시작됐다. 민선 7기 출범 후 울주군은 만16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매달 7만원씩 적립하면, 군이 7만원을 매칭해 3년 후 총 500만원을 돌려주는 사회진출 지원 사업을 계획했다. 그러나 ‘선심성 행정’이라는 비판과 저소득층 아동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유사한 사업이 중복 지원을 금지하고 있어 역차별 우려가 제기됐다.
울주군은 매칭 사업 대신 만18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1년간 1분기마다 4차례에 걸쳐, 총 200만원 상당의 지역화폐 바우처를 지급하는 방안으로 선회했다. 42억원의 예산을 올해 당초예산안에까지 반영하고, 지원 근거를 담은 조례안도 의회에 제출했지만 지난해 11월 울주군의회 정례회를 하루 앞두고 보건복지부가 ‘재협의’를 결정하면서 철회됐다.
이후 사업을 ‘구체화’하라는 보건복지부의 요청에 따라 올 초 울주군은 사업 계획을 재차 수정했다. 지원 금액을 연간 100만원으로 축소하고 지원 대상도 ‘학습분야’와 ‘취업분야’로 나눠 재설계했다. 대학교에 진학하는 청소년에게는 입학금, 재수생에게는 학업도움비, 취업한 청소년에게는 취업축하금, 취준생에게는 취업준비금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취업분야’ 지원금이 고용노동부와 울산시가 시행하고 있는 지원사업과 ‘중복’ 우려가 제기됐는데, 사업 순서 조정 등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던 울주군의 기대와 달리 보건복지부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공문으로 ‘재협의’ 등 결정이 오간 것은 아니지만, 수개월간 이어진 실무진 협의에서 보건복지부 측이 여전히 난색을 표한 것이다.
울주군은 끝내 대학교에 진학하거나 재수를 선택하는 ‘취업분야’ 청소년들에 한정해 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보편적 복지’를 강조해왔던 이선호 군수는 지난해 사업 예산 반영이 무산된 직후에도 올해 추경을 통한 사업 추진 의사를 강하게 드러냈다. 그러나 올해 사업 추진 자체가 불투명해진데다 사업도 당초 공약의 ‘반쪽’으로 추진될 처지다.
울주군이 전국 최초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긴급재난지원금(긴급군민지원금·울주사랑카드) 지급을 결정한 것과 달리 ‘청소년 성장지원금’은 보건복지부와의 협의가 필수적인데, 모든 청소년에게 현금성 지원을 하겠다는 전례 없는 정책에 긍정적이진 않은 분위기다.
울주군 관계자는 “아직 내부적으로도 논의 중이고, 보건복지부와의 협의도 진행 중이라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도 “1회성이었던 긴급 군민지원금 지급 건과 달리 지속적인 정책의 경우 보건복지부와의 협의가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경기도는 기본소득 사회실험의 첫 단계로 내년에 ‘농촌지역 기본소득 사회실험’을 추진하며 기본소득 확대 바람을 불어 넣는다는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농민기본소득 도입도 추진 중이며, 제주도도 2022년부터 전업 농민들에게 기본소득 차원으로 농민수당을 지급하기로 하는 등 전국 지자체에서 ‘기본소득’을 추진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