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컵·배달음식 용기 배출 급증…‘쓰레기 대란’ 우려
‘오후 9시 이후 배달만 가능’ 전환땐 더 심각해 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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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일 울산 남구의 한 카페에서 매장내에서 먹는다고 주문한 음료가 일회용 컵에 담겨져 나왔다. | ||
“일회용 용기 괜찮으실까요?”
31일 오후 울산 남구의 한 카페는 점심시간을 맞아 실내에 손님들이 북적였다. 매장 내부에 손님들은 모두 일회용 컵에 담긴 음료를 마시고 있었다.
점원 A씨는 “올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이 가능해 지면서 대부분의 손님들이 일회용 컵을 요청했었고, 최근 급속도로 재확산 하면서 일회용 용기만 찾으신다”며 “일일이 물어보고는 있지만, 머그컵을 선택하시는 분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카페에서 플라스틱 컵을 요구하는 시민들은 다회용기 사용에 대한 심리적 불안감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직장인 B씨는 “카페에서 바쁜시간에 머그잔을 얼마나 깨끗이 소독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며 “요즘 같은 때는 안전 때문에 일회용 컵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부인 C씨도 “아무래도 다른사람들과 함께 사용한다고 생각하면 찜찜한 게 사실”이라며 “조금이라도 불안요소를 없애려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근의 다른 카페에서는 용기선택을 물어보지도 않고 일회용 컵에 음료를 제공했다.
코로나19의 급격한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되면서 배달음식 주문도 늘고 있다. 이 때문에 집집마다 플라스틱 용기 배출량도 급증하고 있다.
남구의 한 공동주택 관리자는 “코로나19가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고 생각된 지난달에는 배달음식 쓰레기가 많지 않았는데, 최근 재확산 소식이 퍼지면서 다시 쓰레기가 늘었다”며 “요즘은 수거일에 분리수거용 빈 통을 가져다 놓으면 하루 만에 가득찬다”고 말했다.
환경부가 올해 2월부터 공항·역의 식당, 카페, 패스트푸드점 등에서의 일회용품 사용을 일시적으로 허용했다. 다회용기 사용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따른 조치다. 그런데 상황이 이렇다보니 쓰레기 대란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재는 수도권만 카페와 음식점 등이 오후 9시 이후 배달만 가능하도록 전환됐지만 울산을 포함한 지역들도 이 같이 전환될 경우 일회용품 사용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
이 때문에 환경단체들은 현 상황이 일회용품 규제 완화의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며 하루빨리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백나윤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정부가 업소의 다회용기 세척 및 소독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이 아닌 일회용품 사용을 권장하는 것은 그동안의 일회용품 줄이기에 대한 사회적 협약을 깨뜨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19 이후 재활용 단가가 최저 수준으로 추락하면서 업체가 쓰레기를 수거하는 것이 오히려 손해인 상황이 됐다”며 “이대로라면 2018년 4월 중국의 폐기물 수입 금지로 발생한 ‘쓰레기 대란’ 사태가 또 나타날 수 있다”고 전했다.
위생문제에 대해서도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포가티국제센터에서 연구감독을 역임한 마크 밀러 박사 등 세계 공중보건 전문가 115명은 성명서를 통해 “오히려 일회용 플라스틱은 사용 후 버려졌을 때 청소원 등에게 바이러스를 전염시킬 우려가 있다”며 “기본 위생 수칙을 잘 지킨다면 다회용품 재사용이 더 안전하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