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진, 골든타임 확보가 최우선
기상청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 도입·시행
재난문자 송출로 인명·재산 피해 최소화
‘지진감지시스템’ 확충 등으로 적극 대응
환자의 생사를 결정짓거나, 사고 발생 후 생명을 구하기 위한 최소한의 시간을 말하는 ‘골든타임’. 이러한 골든타임이 지진에서도 존재한다. 지진이 도달하기 전, 단 10초 전에만 알아도 사망자 비율을 90% 낮출 수 있으며, 5초의 시간만 있어도 근거리 대피가 가능하다. 바로 이 시간이 지진의 골든타임이다. 얼마나 신속하게 정보를 알리느냐에 따라 골든타임이 결정되는 것이다.
기상예보처럼 지진을 예측해 사전에 대비하면 좋겠지만, 현재의 과학기술로는 지진을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현재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지진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조금이라도 ‘더 빨리 알려’ 재해로부터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기상청은 지진 발생 시 신속하게 정보를 제공해 대피 가능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을 도입해 시행 중이다.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이란 규모 5.0 이상으로 예상되는 대형 지진이 국내에서 발생하거나, 국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국외 지진이 발생했을 때 발표된다. 지진 발생 시 수평으로 전달되는 P파가 수직으로 전달되는 S파보다 속도가 빠른 점에서 착안해 주로 큰 피해를 일으키는 S파가 도달하기 전에 P파를 우선 감지하는 대로 미리 알려줘 인명과 재산피해를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돕는다.
지진 관측은 시간이 관건이다. 기존의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은 지진 관측 후 50초 이내에 조기경보를 발령하도록 시행됐다. 그러나 2016년 한반도를 강타한 규모 5.8의 경주 지진 이후 국민의 불안감은 커졌고, 지진 조기경보의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에 기상청은 선진국 수준의 지진 대응을 위해 전국적으로 지진관측망을 늘리고 조기경보 시간을 단계적으로 개선해 나갔다. 그 결과 2016년 경주 지진(규모 5.8) 당시 26~27초에 발표된 조기경보 시간이 2017년 포항 지진(규모 5.4) 당시 19초까지 단축됐다. 현재는 전국 338개 지진관측소의 자료를 활용해 지진 관측 후 약 7~25초 안에 지진 조기경보를 발령해 더욱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지진에 대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특히, 재난문자 송출 방법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기존에는 기상청의 지진 통보결과를 받은 국민안전처에서 재난문자를 송출하는 이원화된 구조였지만, 긴급 재난문자를 발송하는 주관 부처를 기상청으로 일원화하면서 문자 송출 시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게 됐다. 이에 2017년 포항지진의 경우 지진 조기경보 발표 후 긴급 재난문자가 관측 후 23초 만에 발송돼 지진 정보를 신속하게 알릴 수 있었고, 수백여km 거리를 둔 서울과 수도권 등에서는 지진 영향이 오기 전에 재난문자를 받을 수 있었다. 또한, 2018년 6월 이후 기상청과 이동통신사 간에 지진 재난문자 발송 시스템이 직접 연계될 수 있도록 개선됐고, 재난문자에 지진 행동요령을 포함해 발송할 수 있게 되면서 더욱 빠르고 정확한 정보로써 국민을 보호할 수 있게 되었다.
지진, 이제는 더 큰 피해가 나기 전에 충분히 빨리 알릴 수 있다. 이제는 지진보다 더 빨리 도착하는 지진 재난문자로부터 우리의 안전을 보호받을 수 있다. 기상청은 향후 지진감지시스템을 확충하고 지속적인 민관협업을 통해, 지진으로부터 단 몇 초의 ‘골든타임’을 더 확보할 수 있도록 앞장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