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꿀벌에 악영향…수년간 양봉농가 생산량 급감”

2021-02-03     김상아

정수종 서울대 교수 연구팀 밝혀
초미세먼지 농도 1㎍/㎥ 증가하면
꿀벌이 식물 찾는 시간 32분 늘어
황사 이후 비행시간 71% 증가

울산양봉협회 “예년의 20% 불과
전업 농가 피해 심각한 상황”


 

미세먼지가 꿀벌에게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는데,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했던 최근 수년간 울산지역 양봉농가의 생산량이 급격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정수종 서울대 교수 연구팀과 함께 황사 발생 전후의 꿀벌 비행시간을 추적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초미세먼지 농도가 1㎍/㎥ 증가하면 꿀벌이 꽃꿀을 얻을 식물을 찾는 시간이 32분 늘어났다.

연구에 따르면 꿀벌의 평균 비행시간은 황사 이전엔 45분이었으나 고농도 이후에는 77분으로 평소보다 비행 시각이 1.7배 증가했다.

또 황사 발생 이후에도 꿀벌의 길 찾기 능력은 완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비행시간이 평균 71%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황사의 발생과 상관없이 대기 중 초미세먼지가 남아 있다면 꿀벌의 비행시간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세계 첫 연구결과다.

연구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봄철에 초미세먼지 고농도가 빈번하게 발생해 봄철 꿀벌의 정상적인 채밀 활동에 영향을 받아 벌꿀 생산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같은 판단은 지역 양봉농가의 꿀 생산량을 통해서 확인됐다.

한국양봉협회 울산광역시지회에 따르면 협회에 가입된 울산지역 250여개 양봉농가에서 지난해 4만 군(양봉집 1개) 가량에 꿀벌을 키워 20만병(2.4kg 기준) 가량의 꿀을 생산했다. 그런데 최근 미세먼지와 기상이후로 인해 2016년 이전과 비교하면 생산량이 20%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 협회의 설명이다.

양봉은 기후에 매우 민감한 업종으로 꽃의 개화시기에 꿀의 생산량이 달려있다. 예년에는 아카시아 꽃이 5월 중순이 개화해 꿀을 생산했는데, 지난해에는 4월말부터 2주간 아카시아 꽃이 피면서 이 시기에 꿀을 생산했다. 이 개화기에 비가오거나 냉해가 없어야 하는데, 일정이 당겨지면서 냉해 피해 확률이 높아지고 있고, 우기도 예측이 어렵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아카시아 꿀 보다 등급이 떨어지는 잡화(여러가지 꽃)꿀을 생산해 수익을 만들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양봉 자체 생산량이 점점 줄어들고 있었지만, 미세먼지가 심각해진 시기부터 급격히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며 “양봉을 전업으로 하는 농가는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미세먼지가 꿀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중국 북경식물원에서 지난 2017년 4월 27일부터 5월 7일까지 꿀벌 400마리에게 무선주파수식별장치(RFID)를 표식한 뒤 고농도 초미세먼지 발생 전후 꿀벌의 비행시간을 비교한 결과로 확인했으며, 연구결과는 생태와 진화 분야의 저명 국제 저널 ‘Ecology and Evolution’에 지난달 23일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