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산인해 술집서 마스크 벗고 ‘단체 떼창·춤추기·헌팅’
[현장취재] 울산 거리두기 완화 후 첫 ‘불금’
“기본 40분 넘게 웨이팅” 안내에도 손님 끊임없이 몰려
가게 앞 긴 줄 ‘다닥다닥’…담배 피러 나온 이들 ‘턱스크’
수십명이 댄스곡 ‘떼창’…“코로나19 감염 도박이라 생각”
실내 테이블·룸 간 이동금지 ‘방역수칙’ 아랑곳하지 않아
“코로나 감염이요? 도박같은거죠.”
밤 9시까지로 묶였던 사회적 거리두기 영업시간 제한 ‘빗장’이 70여일만에 풀린 이후 첫 ‘불금’을 맞은 지난 19일 울산의 밤거리는 몰려든 인파들로 넘쳐났다.
젊은층이 즐겨찾는 핫 플레이스엔 이른 저녁부터 손님들의 웨이팅이 이뤄졌고, 술집 안에선 방역당국이 금지한 ‘춤추기’와 테이블간 이동, 즉 ‘헌팅’이 버젓이 이뤄지고 있었다. 신나는 음악을 따라부르는 ‘떼창’ 소리가 술집 문을 넘어 거리로 울려퍼졌다.
#거리두기 완화 되자 방역도 경각심도 ‘느슨’
2단계로 다시 격상되는 건 시간문제다 싶을 정도로 이날 삼산의 번화가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울산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지난해 12월 8일 2단계로 격상됐다가 69일만인 이달 15일 1.5단계로 완화됐다. 이날은 거리두기 완화 4일째 되는 날이었다.
사람들이 몰리는 만큼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위험한 상황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가게 앞으로 이어진 긴 줄에 거리두기는 없었고, 담배를 피거나 바람을 쐬러 바깥으로 나온 이들 대부분이 마스크를 턱까지 내리거나 벗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실내 테이블·룸 간 이동금지’가 핵심 방역수칙에 포함돼 있지만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만난 김종현(21)씨는 “영업시간 제한이 풀리고 친구들과 처음 나왔는데 불금이라 신나게 놀아보려고 한다”며 “가게 내에서 헌팅도 가능한 것으로 안다”고 기대감에 한껏 들뜬 모습이었다.
또다른 유명 술집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이 술집은 건물 2층에 위치해 있는데 수십명이 같은 댄스곡을 단체로 부르는 ‘떼창’ 소리가 건물 입구부터 크게 들렸다. 술집으로 올라가는 좁은 계단에는 웨이팅을 위해 길게 줄을 선 사람들이 거리두기 없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손님으로 가득 찬 실내는 어두운 조명 아래 대화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음악이 크게 틀어져 있어 클럽을 방불케했다.
넘치는 흥을 주체하지 못한 일부는 마스크를 벗은 채 테이블에서 일어나 목청껏 노래를 따라 부르며 춤까지 췄다.
‘클럽, 나이트 등에서 춤추기 금지’가 필수방역수칙에 포함돼 있는 만큼 이같은 술집에서의 '춤추기'도 금지되지만 소용 없어 보였다.
이곳을 자주 방문한다는 강민영(20)씨는 “직원이 일어서서 춤 추는 걸 제지하기는 하는데 손님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며 “우리끼리도 ‘여기 확진자 있으면 어떻게 하냐’는 걱정을 하긴 하는데 어쩔 수 없이 도박이라 생각하고 논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해당 술집에 들어가기 위해 웨이팅 중이던 또다른 일행들 역시 코로나19 감염이 걱정되지 않냐는 질문에 “그래서 걱정반 기대반으로 기다리는 중이다"며 "요즘 확진자가 많이 줄어서 괜찮을 거 같다”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기본 40분 넘게 웨이팅을 해야 한다는 직원의 안내에도 손님들은 끊임없이 몰렸고, 건물 계단은 줄을 선 사람들과 안에서 술 마시던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계속해서 접촉했다. 하지만 이 상황을 관리하는 이는 한 명도 없었다.
밤이 깊어질수록 술에 취한 이들의 방역은 더욱 허술해졌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비틀거리며 거리를 배회하는 건 기본, 바닥을 뒹굴면서도 신나하는 모습이었다.
#영업시간 제한 유흥업소 원성 높아져
상황이 이렇다보니 오후 10시까지만 영업을 해야 하는 유흥업소 업주들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원성이 자자했다.
삼산동 일대에서 7년 넘게 유흥주점을 운영 중인 B(59)씨는 이날 문 닫기 전까지 손님을 한 팀도 받지 못했다고 했다.
B씨는 “오후 9시부터 손님이 오는데 겨우 2시간 장사하는 건 문 닫으라는 것과 같다”며 “노래연습장처럼 각각 방이 분리되어 있는데 왜 우리만 영업시간에 제한을 두는 지 이해할 수 없다”고 속상함을 토로했다.
2년째 노래타운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 C(22)씨도 “몇 시까지 영업하는지 묻는 전화가 엄청 오는데 오후 10시까지 한다고 하면 안온다”며 “너무 장사가 안돼 영업 제한이 풀리는 새벽 5시에 문을 열었는데 그래도 찾는 손님은 별로 없다”고 하소연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