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장·명촌토지구획조합 파산 절차 중 업무…갈등 격화

2021-03-14     신섬미

  조합, 올 초까지 `환지예정지 지정 설명서' 발급 
“조합 해산땐 불법건축물 양산 등 2차 피해 우려”
  북구 “해산된 상태 아니라 강제로 업무 중단 못해”

 

울산 북구 진장·명촌지구 토지구획정리 조합이 파산 절차를 밟고 있는 중에도 업무를 계속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악의 상황에서 조합이 해산될 경우 불법건축물을 양산해 2차 피해를 키울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데, 조합 측은 ‘벌어지지도 않은 일에 대한 과도한 비판’이라는 입장이다.

14일 북구청과 진장·명촌지구 토지구획정리 조합 등에 따르면 파산 절차를 밟고 있는 진장·명촌지구 토지구획정리 조합은 현재 ‘환지예정지 지정 설명서’를 발급하는 등 업무를 여전히 진행하고 있다.
이 조합은 지난해 3월 대법원으로부터 파산 선고를 받았고, 현재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다.

진장·명촌지구 토지구획정리 사업은 ‘환지’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정상적으로 사업이 마무리되면 등기에 지목상 ‘농지’였던 부지가 ‘대지’로 바뀌게 된다. 도로 공사 등 토지구획정리 사업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이 등기 변경 절차도 진행되지 않는다.

조합에서 발급하고 있는 ‘환지예정지 지정 설명서’는 현재 등기에는 ‘농지’지만, 앞으로 ‘대지’로 바뀔 것이라고 조합이 확인해주는 일종의 ‘보증’인 셈인데 이 서류는 북구청에 건축허가를 신청할 때 근거로 활용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등기상 지목 변경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파산’한 조합이 이같은 서류를 발급하고 있는 데 대해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현재는 재정적으로 ‘파산’했지만, 최악의 상황에서 조합설립인가가 취소돼 해산될 위험도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기존 조합이 ‘대지’로 변경될 거라 보증한 토지는 ‘농지’로 원상복구되는데, 구청의 허가를 받고 세워진 건축물이 모두 불법이 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현재 조합은 조합장을 중심으로 현재 조합을 이어가려는 이들과, 이에 반대해 새 집행부를 꾸리려는 이들로 나눠져 있다.
조합 반대파의 한 관계자는 “조합이 청산되면 현재 세워진 모든 건축물이 불법건축물이 될 지도 모르는 심각한 상황인데 환지예정지 지정 설명서를 발급하고, 이를 근거로 구청에서 토지에 대한 건축허가를 계속해서 내준다는 게 어불성설이다”며 “가라앉는 배에 새로운 승객을 태우는 것 같이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드는 꼴”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적어도 북구청은 조합이 정상화되기 전까지 건축허가 등을 유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진장·명촌지구에는 평창 리비에르, 효성 해링턴 등 대단위 아파트와 원룸, 상가 등의 건축물이 지어진 상태다.

북구청은 현재 조합이 수행하고 있는 업무를 중단시킬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북구청 관계자는 “조합이 재정적인 부분에서 파산된 상태일 뿐, 해산된 게 아니기 때문에 강제로 업무를 중단하게 할 방법이 없다”며 “현재 조합이 여러 방법으로 사업비 확보를 검토하고 있고,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토지구획정리 사업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고 말했다.
1998년 토지구획정리 사업이 시작된 이후 현재까지 여러 갈등으로 사업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구청이 건축허가까지 막아설 경우 더 큰 혼란이 생길 수 있다고도 덧붙여 설명했다.

김통국 진장·명촌지구 토지구획정리 조합장은 “현재 업무를 수행하는 데 조합은 전혀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만 밝혔다.

1998년 8월부터 시작된 진장·명촌지구 토지구획정리 사업의 공정률은 87%에서 멈춰있다. 도로공사 등 남은 사업에는 약 500억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 조합 파산 선고를 둘러싸고 내부적으로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북구청은 현 임원을 교체하라는 내용의 임원개선 명령을 조합 측에 전달한 상태지만, 이를 위해서는 총회를 열어 조합원들의 50%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