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판치는 ‘먹는 낙태약’ 온라인 불법 유통 근절되나

2021-03-23     신섬미

인터넷 통한 불법 구입·복용 빈번…심각한 부작용·후유증 유발도
국내 제약사, 판권·독점 공급 계약 체결…의사 처방받고 안전 구매 가능
식약처 “완결성 확보된 신청서 접수된다면 최대한 신속하게 허가할 예정”

 

 

   
 
  ▲ 온라인상에서 '먹는 낙태약' 판매자와 나눈 대화.  
 

   
 
  ▲ 온라인에서 '울산 낙태약'을 검색하자 불법 사이트가 손쉽게 찾아졌다.   
 

검증 받지 않은 ‘먹는 낙태약’의 불법 판매가 올해 안으로 근절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폐지된 낙태죄 대체 입법이 길어지면서 온라인을 통한 불법 판매가 기승을 부렸는데, 국내 제약사가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해 합법화에 한 발 다가섰기 때문이다.



23일 취재진이 온라인 검색창에 ‘울산 낙태약’을 검색하니 ‘미프진’ 구매 사이트를 손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미프진’은 지난 2005년부터 세계보건기구(WHO)에서 필수의약품으로 지정돼 미국·영국·프랑스 등 70여개 국가에서 합법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불법이다.

사이트에서 안내 받은 카카오톡 아이디로 “울산인데 미프진 구할 수 있냐”고 질문하자 임신 주수와 마지막 생리일을 확인한 후 별다른 과정 없이 택배로 약을 보내준다는 답이 돌아왔다.

성인 인증여부를 묻자 “성인 인증은 필요 없지만 회사 규칙상 미성년자에게는 판매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하지만 곧바로 “몇 살이냐”는 질문이 왔고, 19살이라고 답변하자 “그렇다면 카톡으로 빠른 주문이 가능하다”며 택배를 받을 이름과 주소지, 연락처를 요구하는 모순된 태도를 보였다.

또 정품이냐는 질문에 다른 고객들의 후기와 함께 “해외에서 30년 넘게 사용해 온 제품으로 국내에서도 합법적으로 나올 예정”이라며 “정품만 취급하며 효과는 보장한다”고 안심시켰다.

이처럼 의사 처방 없이 미성년자에게 낙태약을 판매하는 것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판매하는 약 대부분이 검증 받지 못한 ‘가짜’라는 것. 가짜 약을 불법으로 판매하다 적발되거나 가짜 약 복용 후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건도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처럼 온라인 불법유통이 기승을 부리는 것은 지난 2019년 4월 헌법재판소가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후 올해부터 낙태죄가 폐지됐지만 ‘모자보건법’ 개정안이 여전히 국회에 계류됐기 때문이다. ‘모자보건법’은 조건 없이 임신 14주까지 수술을 통한 낙태가 가능하고, 자연 유산을 유도하는 약물을 허용한다는 내용 등이 담겨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 온라인 판매광고 적발 현황’에 따르면 낙태유도제 적발 건수는 △2015년 12건 △2016년 193건 △2017년 1,144건 △2018년 2,197건 △2019년 2,365건으로 5년 사이 무려 200배나 증가했다.



다행이도 이달 초 국내 한 제약회사가 영국의 제약회사와 임신 중단 약물 ‘미프진’에 대한 국내 판권 및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식약처의 품목 허가만 받으면 불법 유통문제는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에서 신청서 접수 후 실제 허가가 나기까지는 6개월 가량 소요되는데, 속도를 낸다면 올해 안으로도 판매가 가능한 상황으로 보여진다.

제약회사 관계자는 “인터넷에서 불법으로 임신중단약물을 구입하여 복용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데 이런 경우 복용 용량, 방법, 금기대상 등에 관한 부정확한 정보로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고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며 “식약처의 허가를 받게 되면 공식적인 유통 과정을 통해 의사 처방을 받고 안전하게 구매할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현재 제약회사가 제출한 관련 자료들을 토대로 해당 의약품의 자료를 토대로 안전성, 유효성 등을 살펴보고 있다”며 “아직 정식 허가 신청서가 접수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지만 완결성이 확보된 허가 신청서만 접수된다면 최대한 신속하게 허가할 예정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