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댐 수문 설치‧안전성 강화 사업환경부‧문화재청 합동 추진 `급물살'
수문 설치 목적 `국보 보존'→`댐 안전성 강화'로 확대
재해‧재난 대응 요건 충족해 전액 국비사업 추진 가능
단일 국책사업 전환해 8월까지 마스터플랜 마련키로
대구-구미 `낙동강유역 통합물관리 방안' 합의 전제돼야…딜레마
정부가 반구대암각화 보존에 방점이 찍힌 ‘사연댐 수문설치’와 지진홍수 대비가 목적인 ‘사연댐 안전성 강화’ 두 사업을 하나로 통합해 추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 수문설치는 문화재청이, 비상방류시설 설치는 환경부가 지휘권‧예산권을 따로 갖고 사업을 각자 추진 중인데 앞으론 범정부가 ‘원팀’을 구성해 합동 추진해보겠다는 계획이다.
두 사업의 목적은 다르지만, 수문설치든 비상방류시설 보강이든 '수위조절'이라는 기능은 일맥상통하는 만큼 기획재정부에 국비를 요청해 단일 국책사업으로 전환하겠다는 게 기본 구상이다.
28일 울산시 등에 따르면 이달 초 국보 제285호 반구대암각화 보존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환경부를 방문했다.
당시 협의 테이블에는 환경부와 문화재청, 울산시, 한국수자원공사(K-water) 본사와 울산권관리단 관계자가 참석했다.
환경부는 이 자리에서 사연댐에 비상방류터널을 보강하고 내진성능을 갖춘 취수탑을 신설하는 것을 골자로 한 '사연댐 안전성 강화 사업’ 계획을 공유했다. 최근 본보가 연속 보도(3월22일‧23일 1면 보도)한 내용인데, 보도 직전 정부 부처간 협의가 이뤄졌던 셈이다.
당시 환경부는 울산시가 이달 안에 발주할 예정인 ‘사연댐 수문설치 타당성 용역’의 재추진 상황도 챙겨 물었다.
사연댐 물은 만수위까지 가득 차면 60m 높이의 여수로를 타고 하류지역의 하천으로 자연 월류하게 되는데, 시는 이 여수로를 반구대암각화 침수 마지노선(52m) 보다 낮은 48m까지 깍아내고 그 자리에 수문을 설치하는 타당성 용역을 재추진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0월 이 용역의 입찰 공고를 냈지만 아무도 참여하지 않아 두 번의 유찰 끝에 불발, 이번에 새로 재추진하게 됐다.
본지 취재 결과, 환경부와 K-water는 현재 문화재청-울산시 계획대로 사연댐 수문설치가 현실화될 경우 비상방류터널을 따로 보강하지 않아도 된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판단의 근거는 K-water가 환경부 사업대행기관으로 2018년 6월 발주한 ‘사연댐 안전성 강화 사업’ 용역 과정에서 진단됐다.
K-water가 계획한 사연댐 비상방류터널은 직경 1,300㎜ 규모로 △비상시 만수위(60m)까지 가득찬 물을 전체 저수량 중 25%를 빼내는데는 열흘(초당 12t) △저수위(45m)로 낮추려면 31.4일(초당 9t)이 걸리는 것으로 검토됐다.
하지만 비상방류터널은 만수위인 댐체에 이상 징후가 감지되는 비상 상황이 닥쳤을 때 댐 안전 확보 용도로 설계되다보니, 1초당 1,000t의 물을 빼는 게 가능한 수문을 설치할 경우 비상방류터널 설치는 의미 없다는 게 진단내용이다.
하지만 K-water는 지난 2019년 1월, 사연댐 수문설치 사업과 기능이 중복된다는 이유로 이 용역을 중단한 상태다.
울산시 역시 이런 연장선상에서 사연댐 수문설치 타당성 용역 결과가 나올 때까지 안전성 강화사업은 일시 중단하는게 맞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욱이 환경부가 제안한대로 사연댐 수문설치 목적을 ‘국보 보존+댐 안전성 강화’로 통합하면, 현재 문화재청과 울산시가 7:3 비율로 매칭하는 사업비 부담도 국고로 확보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에 이들 부처는 오는 8월까지 이른바 ‘사연댐 수문설치 합동 추진 마스터플랜’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 플랜은 기획재정부에 사연댐 수문설치 실시설계용역 사업비를 2022년도 당초 예산으로 지원해달라고 설득하는 자료로 활용한다.
그러나 아무리 범정부 차원에서 사연댐 수문설치 사업을 추진하더라도, 대구 식수 해결을 위한 정부의 ‘낙동강유역 통합물관리 방안’에 구미시가 합의해주지 않는 이상 추진동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게 딜레마다.
대구-구미간 합의가 전제되지 않으면 울산으로선 운문댐 물을 공급(1일 7만t)받을 수 없어 울산시민의 식수인 사연댐 수위를 인위적으로 낮출 수 없게 된다.
바꿔 말하면 언제 성사될지 모르는 불확실한 대구-구미간 합의를 기다리느라, 시급성을 다투는 사연댐 안전성 강화사업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 본지가 추가 입수한 K-water의 ‘용수댐 시설안정화를 위한 세부 추진계획’(2015년 2월)을 보면, 사연댐은 전국 14개 용수댐 중 노후도, 댐용량, 정성적 평가 등을 종합할 때 △비상방류터널 △내진성능을 갖춘 취수탑 신설 △사면·식생 등의 분야에서 안전성 강화가 가장 시급한 ‘우선평가 1위’ 사업지로 분류됐다.
통상 준공 30년을 초과한 대형 SOC 시설물은 ‘고령화’에 도달한 것으로 간주하는데, 댐의 평균 고령화율은 55.9%다. 1965년 건설돼 준공 56년을 맞은 사연댐은 홍수조절 기능도, 내진성능도 없이, 노후화가 가장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진단됐다. 더욱이 사연댐 뿐 아니라 울산권 대암댐, 대곡댐, 선암댐은 전국 국가산단의 1일 생산량인 8,000억원의 거의 40%에 육박하는 생산을 차지하는 울산 미포·온산국가산업단지에 용수를 공급하는 등 국가 경제 기여도가 높은 만큼 고령화 대비 유지관리대책이 시급하다고 적시돼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사연댐 수문설치를 위한 정부부처간 '팀웍'이 잘 맞는 상황”이라며 ”국보 보존은 먹는 물 문제에 발목이 잡혀 과거 수십년간 제자리걸음한 만큼, 정부 차원에서 이뤄지는 이번 '낙동강유역 통합물관리방안'이 순항할거란 확신을 가지고 적극 추진하고 있으니 지켜봐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