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현대重 등 8개 대기업 ‘단체급식 일감’ 개방

2021-04-05     강태아

현대차, 사업장 비조리 간편식 부문부터 경쟁입찰 시범 실시
연수원·기숙사·서비스센터 등 신규사업장은 즉시 도입
현대重, 연말부터 울산 교육·문화시설 식당 중소 업체에 개방
향후 글로벌 R&D 센터 구내식당도 경쟁입찰 방식 도입키로

 

   
 
  ▲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5일 오후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8대 대기업집단 단체급식 일감 개방 선포식'에서 기업대표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홍기 CJ 대표이사, 장호진 현대백화점 사장, 강희석 이마트 대표이사,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김현석 삼성전자 대표이사, 조 위원장, 권영수 LG 부회장, 장재훈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이  
 

그동안 그룹 계열사가 독식하고 있던 1조2,00억원 규모의 8개 대기업집단 단체급식 일감이 외부로 개방된다. 울산지역 대단위 사업장도 개방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여 지역 관련 중소기업·소상공인에게 기회의 장이 될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와 삼성, 현대차, LG, 현대중공업, 신세계, CJ, LS, 현대백화점은 5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단체급식 일감개방 선포식’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과 장재훈 현대차 대표,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대표, 김현석 삼성전자 대표, 권영수 LG 부회장, 강희석 이마트 대표, 김홍기 CJ 대표, 이광우 LS 부회장, 장호진 현대백화점 대표가 참석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기업, 학교, 공공기관 등 국내 단체급식 시장 규모는 2019년 기준 4조2,799억원에 달한다. 급식업은 식품위생법이 정한 시설만 갖추면 할 수 있어 진입장벽이 낮은 편이지만, 실제로는 삼성웰스토리(점유율 28.5%), 아워홈(17.9%), 현대그린푸드(14.7%), CJ프레시웨이(10.9%), 신세계푸드(7.0%) 등 5개사가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5개사가 내부거래를 통해 올린 매출은 1조2,000억원에 달한다.
공정위는 이들 5곳이 계열사나 친족기업과 수의계약을 통해 수십년 간 일감을 안정적으로 확보함으로써 덩치를 키웠다고 보고 있다.
실제 삼성웰스토리는 2019년 매출액의 36.1%를 삼성전자와의 내부거래를 통해 올렸다. 삼성웰스토리는 총수일가 개인회사는 아니지만 오너일가 지분율이 높은 삼성물산의 완전 자회사다.
울산지역의 경우 현대자동차 울산공장과 현대중공업, 현대백화점 등 범 현대가 그룹들의 단체급식 일감을 현대그린푸드가 도맡고 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하루 식사인원이 3만1,000명, 현대중공업이 사내 하청협력업체까지 포함해 2만5,000명인 점을 감안할 경우 이번 단체급식 일감 개방은 울산지역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자동차 사업장들의 경우 비조리 간편식 부문에서부터 경쟁입찰을 시범실시하고 연수원, 기숙사, 서비스센터 등 신규 사업장은 경쟁입찰을 실시키로 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말부터 울산 교육·문화시설 식당을 중소 급식업체에 개방키로 했다.
향후에는 글로벌 R&D 센터 구내식당도 경쟁입찰 방식 도입할 예정이다.

이외에 LG는 내년부터 단체급식 일감을 순차적으로 경쟁입찰에 붙이기로 했다. CJ도 그룹 계열사가 CJ프레시웨이에 맡기던 구내식당 일감의 65%를 외부에 개방한다.
삼성은 지난달 2개 식당(수원, 기흥 남자 기숙사)을 시범적으로 개방하기로 해 현재 외부업체를 고르는 중이다. 삼성은 이를 토대로 내년부터 일감을 전면 개방할지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42개 사업장 급식업체를 신세계푸드가 아닌 다른 곳에 맡긴 신세계는 일감 개방을 더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LS는 계약이 끝나는 사업장부터 경쟁입찰을 도입하고 현대백화점은 김포·송도 아울렛 직원식당부터 지역업체에 개방하기로 했다.
내년에 개방되는 대기업 구내식당 일감은 총 1천만식(食) 규모라고 공정위는 밝혔다.

공정위는 일감 개방이 제대로 되지 않거나 대기업끼리 일감을 ‘나눠먹기’하지 않도록 정기적으로 급식업체 일감개방 추진 상황을 공개할 계획이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일감 나누기는 ‘제 살을 깎아 남에게 주는 것’으로 아주 힘들고 고단한 과정임을 알고 있다”며 “일감 나누기는 기업이 할 수 있는 최상위의 상생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일감개방 결정은 단체급식업에 종사하는 독립기업·중소기업·소상공인에게 엄청난 기회의 문을 열어주는 것”이라며 “직원들도 맛있는 음식을 싼 가격에 즐길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