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태화강 국가정원 음식물·술병 등 각종 쓰레기로 몸살

2021-05-19     신섬미
태화강국가정원에서 밤새도록 노상술판을 벌인 후 쓰레기를 치우지 않고 가 산책하는 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날씨가 풀리자 울산을 대표하는 관광명소인 태화강 국가정원이 각종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식당과 술집 등이 오후 9시 이후 문을 닫자 갈 곳 잃은 시민들이 공원을 찾아 노상 술판을 벌인 후 뒤처리를 하지 않아서인데, 이를 관리하는 인력도 부족해 자체적인 시민의식이 필요해 보인다.

일요일 오전 7시, 태화강국가정원에 산책을 나갔던 A(72)씨는 공원에 나뒹구는 쓰레기를 보고 경악했다.

한 눈에만 봐도 수십개의 돗자리가 버려져 있었고, 그 위에는 사발면 등 먹다 남은 음식물, 술병, 각종 쓰레기 등이 그대로 놓여 있었다.

태화강국가정원 잔디밭에 버려진 음식물들을 비둘기가 주워먹고 있다.


A씨는 “사람들이 술 마시고 놀다가 그대로 몸만 빠져나간 상황으로 보였다”며 “그동안 밤에 놀다가 쓰레기를 치우지 않고 가는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지난 주말에는 너무 심해서 깜짝 놀랐다. 이거 큰일 났구나 싶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한 시간 후에 다시 가봤더니 아침 일찍 나온 주민들이 돗자리는 재사용하려고 가져가고, 음식물이나 그릇 등은 고스란히 잔디밭에 흐트러져 있었다”며 “비둘기들이 쏟아진 음식물을 주워먹고 있었는데, 일반 공원도 아닌 국가정원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게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같이 산책을 나갔던 딸 B(30대)씨는 “전날 SNS를 통해 거대한 술집을 방불케 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국가정원에서 술을 마시고 있다는 사진을 보고 부모님께 코로나19도 위험하니 나가지 말라고 했었다”며 “인근 편의점에 술이 동이 날 정도였다고 하던데 다음날 쓰레기들을 보니 그 상황이 짐작 갔다”고 전했다.

이어 “기분 좋게 부모님과 산책하러 나왔다가 되레 언짢아져서 돌아왔다”며 “우연히 청소원의 통화를 들었는데 ‘쓰레기가 너무 많아서 힘드니까 사람을 추가 배치해달라’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태화강 국가정원은 순천만 국가정원에 이어 지난 2019년 전국에서 두 번째 국가정원으로 지정됐는데, 크기만 해도 무려 83만5,452㎡에 이른다.

특히 순천만 국가정원처럼 요금을 받는 것이 아닌 개방공원으로 운영 중이다 보니 더 많은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최근 사회적거리두기 강화로 오후 9시 이후 술집과 식당 등이 문을 닫자 갈 곳 잃은 시민들이 이곳 태화강 국가정원을 찾아 노상 술판을 벌이면서 그야말로 ‘난장판’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태화강 국가정원을 관리하는 인원은 단 86명. 이들이 83만㎡의 잔디·품목·시설·초소·순찰 등 전반적인 업무를 다 맡고 있어 불법폐기물투기를 감시하거나 관리할 인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른 아침 태화강국가정원을 찾은 주민들이 버리고 간 돗자리만 수거해 가면서 음식물 등 각종 쓰레기가 잔디밭에 고스란히 버려져있다.




울산시는 관련 민원이 쏟아지자 주말 동안 길게는 6시간까지 연장 근무를 하고 있지만, 음주 자체를 제재할 수 없고 무엇보다 밤새도록 지키고 있을 수도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요즘 제초작업이나 봄꽃 관리 등으로 국가정원이 가장 바쁜 시기라 전체적으로 관리하는 인원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야간 순찰조를 늘려 단속을 강화하려고 하지만 예산 문제 등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어 “폐기물불법투기로 적발을 한다고 해도 과태료를 매길 수 있는 권한이 없는 문제도 있다”며 “앞으로 현수막을 게시하고 안내방송을 통해 쓰레기를 되가져가라는 홍보를 집중적으로 할 계획이다”고 시민의식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