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효자 청개구리와 울산시민
일부 지천 수문설치·제방 축조론 침수 못 막아
이럴수록 서로가 어리석음 탓하기보다 뭉쳐야
국가정원 또 침수되기 전에 현명한 답 찾아내자
현대인들의 지적 수준이 뛰어나고 추구하는 삶의 목표가 높다 하더라도 우리는 가끔 익숙한 것에 속아 어려움을 겪곤 한다.
처음에는 놀라고 당황하지만 몇 번 같은 일을 겪다 보면 내성이 생겨 마침내 그러려니 하는 것이다.
여름 장마철과 태풍에 노출된 태화강의 홍수와 범람도 울산시민은 어느덧 무감각 해졌다.
그러나 결코 그렇게 되어서는 안 되는 일도 있는 것이다. 울산의 상징이며 자부심인 태화강은 이제 제2호 국가정원으로 지정됨으로써 울산시민뿐만 아니라 전 국민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에 따라 좀 더 다양하고 현실적인 문제의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하며 수방대책 또한 최우선 고려되어야 한다.
2019년 지정된 태화강 국가정원은 태화지구(중구) 48만4,998㎡ 삼호지구(남구) 35만454㎡로 총면적 83만5,452㎡이며 대나무생태원, 무궁화정원, 참여정원, 수생정원, 철새공원과 기타 농지 및 편의시설로 조성될 예정이다.
그동안 국가정원 유치를 위해 울산시와 지역 정치권 그리고 시민사회의 노력과 헌신을 생각하면 존경과 감사의 마음이 앞선다. 그러나 완공 후 전 국민의 기대와 주목을 받으려면 보다 혁신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조성돼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무엇보다 수방 대책수립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 지역 언론과 울산의 오피니언들이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해 왔고 울산시도 이 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대책수립에 나섰다. 울산시는 2021년 4월 2일 태화강 국가정원 침수저감기본계획 수립용역을 수행할 전문기관 업체공고를 냈다.
이번 조사에서 1) 집중호우시 태화강 수위에 따른 명정 소하천 주변과 태화강 국가정원에서 발생한 침수원인분석 2) 침수피해 현황과 유역상태조사 3)태화강수위에 따른 실개천 역류방향검토 4)침수저감대책을 시행할 경우 침수영향 등을 분석한다. (4월 4일 울산매일 기사 참고)
같은 기간 울산연구원은 집중호우로 태화강 하천수위 상승 시 실개천으로 본류의 하천수가 역류, 오산대교 교각설치 후 본류 흐름 방해로 수위상승, 명정천 하천수의 국가정원으로 월류를 범람의 주된 원인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른 침수 저감 대책으로 첫째 국가정원 실개천 입구에 자연제방 또는 수문설치로 본류의 역류방지, 둘째 명정천과 국가정원 실개천의 합류지점인 오산광장 일대에 자연제방 건설로 명정천 하천수의 월류방지, 셋째 야외공연장 일대를 저류지로 활용해 실개천 월류를 저감한다는 것이다.
태화교 수위가 4m가 되면 중구 성남동 공영주차장이 침수되며 4.9m가 되면 태화강 국가정원은 침수된다.
참고로 태화강 제방은 선바위 1차(하상ㅡ둔치) 7.1m 2차(하상ㅡ제방) 12.1m 구삼호교 1차 5.1m 2차 9.7m 명촌교 1차 4.9m 2차 7.3m의 높이로 축조돼 있다.
지난 2019년 태풍 ‘미탁’으로 인한 집중호우로 태화동 불고기단지 일원 제방이 넘쳐 도로와 상가 그리고 주택이 침수되며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고 태화강은 하류까지 전체가 범람의 위기를 맞았다.
특히 삼호교 부근의 제방 높이가 9.7m이므로 태화동 일대의 침수는 곧 태화강 전체의 침수를 말하는 것이다.
태화강의 홍수로 인한 범람에 대해 지역 시민사회에서는 강력한 대책 수립을 요구해 왔다. 울산 전역에 집중호우가 내리면 상류의 유입수와 사연댐 방류로 태화강의 수위는 급격하게 올라간다.
동시에 하류의 동천강 유입수가 본류의 흐름을 막아 위험을 더하고 여기에 울산만의 만조까지 겹치면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다.
우회 물길이 없는 상태에서 사연댐 수문설치로 암각화 보호와 홍수 조절기능을 강화하자는 주장은 시민사회의 강력한 주장에도 주목받지 못하고 식수 확보 문제와 얽혀 오랜 세월 갈등을 겪어 왔다.
이번 용역에서도 상류 지역에 위치한 사연 대곡댐의 월류량이 태화강 집중호우에 미치는 영향은 제외돼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
일부 지천의 수문설치와 오산광장 일대의 자연제방 축조로 국가정원의 침수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당랑거철(螳螂拒轍)이다 수백만 톤의 검붉은 홍수를 견디는 대책으로는 어림없는 것이며 보다 종합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수립이 요구되고 있다.
어머니의 뜻을 거꾸로 읽은 효자 청개구리가 범람하는 강가의 무덤에서 목놓아 울듯 주기적으로 범람하는 태화강변에 국가정원을 조성해 놓고 울산시민 모두가 서로의 어리석음을 탓하며 울어서야 되겠는가!
이제 현명한 답을 찾아야 한다.
효자 청개구리와 울산시민들의 희망과 도약의 노래가 비탄과 서로를 향한 원망이 될 수는 없으며 결코 그렇게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조경환 울산지적발달장애인협회 운영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