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 울산 여여선원 효암스님은 “ 처용을 종교적으로 보지 말고 이 어려운 시기에 사람들을 위로할 수 있는 문화적 시각으로 봐 주시길 바란다”며 “처용이 갑작스런 역병으로 정신이 많이 피폐해진 시절, 악귀도 멀리 보내고, 마음도 안정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 |
| |
| |  | |
| |
| | ▲ 처용 얼굴의 대문 첩(帖). | |
| |
‘악학궤범’에 실린 처용 모습은 눈꼬리에 관용이 있고, 코가 우묵하며 턱이 두텁다.
정 많은 한국인의 모습으로 ‘관용’의 상징이면서도 울퉁불퉁한 모습이 조금 무섭기도 하다. 흔하지 않는 모습을 가진 처용은 아직까지도 ‘아랍상인설’ 등 논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처용설화의 ‘처용’이 코로나19시대에 주목받고 있다.
“처용이 그려진 옷을 입고 처용얼굴을 대문에 붙여 뒀으니 코로나19가 들어오고 싶어도 못 들어올 겁니다”
울산 여여선원이 처용얼굴을 활용한 옷, 대문 첩(帖)등을 만들어 시민들에게 나눠져 눈길을 끌고 있다.
여여선원은 울산 남구 공업탑 로터리에 위치한 부산 범어사 울산포교당으로 지난 2011년 개원해 올해로 10년째를 맞고 있다.
주지 효암스님은 최근 울산박물관에서 정진원 동국대 교수의 삼국유사 강의를 인상깊게 듣고 처용설화의 의미를 되새기게 됐다.
바로 처용이 관용으로 역신을 물리친 벽사진경(악한 기운을 물리치고 경사로운 일을 맞이한다)의 상징이라는 것.
효암스님은 코로나19상황에서 ‘처용’을 가까이하는 것이야말로 많은 이들의 심신을 안정시키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여기고 콘텐츠 개발 내용을 토대로 긴밀한 자문을 거쳐 다양한 제품들을 만들었다.
대표적인 것이 처용얼굴이 크게 새겨진 반팔티셔츠와 종이에 처용얼굴을 그린 대문첩, 그리고 몸에 지니고 다닐 수 있는 작은 부적이었다.
특히 티셔츠는 ‘코로나19 액운을 쫓는다’는 의미로 자주(팥죽)색으로도 만들었다.
올해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처용 연등, 전자파차단스티커, 열쇠고리 등도 만들고 싶었지만 형태나 제작방법을 고려하니 시간이 촉박해 조금 미루기로 했다.
부처님 오신 날에 티셔츠와 대문첩은 여여선원을 찾는 많은 이들에게 나눠줬다. 반응은 뜨거워 여여선원 직원들은 유니폼으로 입고 있고, 제주, 서울 등 전국의 불자들에게서 많은 연락이 왔다고 한다.
“울산사람들은 처용하면 대부분 역신을 물리친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다른 지역에서는 의외로 잘 모르고 있습니다. 처용설화와 벽사진경을 설명하니 가족들 줘야겠다며 너도나도 보내달라고 합디다”
올해는 이들을 여여선원에서 제작했지만 내년부터는 스님이 속한 태화문화진흥원에서 처용관련 제품을 만들기 위해 준비 중이다. 상황이 허락되면 처용문화제 행사장에서 부스를 열어 무상보시하며 처용을 울산시민들에게 알릴 예정이다.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 이름의 초성을 새긴 한글유니폼을 맥도널드 직원들이 입는다는 뉴스를 접하고, 처용이미지를 전 세계에도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효암스님은 “처용은 춤추고 노래하며 역신을 물리쳤다고들 한다. 처용을 종교적으로 보지 말고 이 어려운 시기에 사람들을 위로할 수 있는 문화적 시각으로 봐 주시길 바란다”며 “처용이 갑작스런 역병으로 정신이 많이 피폐해진 시절, 악귀도 멀리 보내고, 마음도 안정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효암스님은 현재 울산사암연합회 총무, 울산환경연대 공동대표 소임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