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환경’ 변화와 울산항의 과제

2021-05-30     고상환 울산항만공사 사장

‘선박저속운항’ 시행으로 대기오염물질 감축
신재생에너지 활용 대기질 개선 노력도 활발
어려운시기 일수록 새로운 것 찾고 도전할 것  

 

 

고상환 울산항만공사 사장


공장 만이 가득할 것 같은 산업도시 울산에는 태화강 국가정원, 울산대공원, 대왕암공원 등 대규모 녹지시설이 도심 곳곳에 위치해있다. 울산항만공사가 위치한 장생포에도 ‘고래문화마을’이 있어 점심시간이면 잠시나마 산책과 휴식을 즐기는 항만 종사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곤 한다. 이처럼 산업도시 울산이 자연을 벗 삼은 친환경 녹색도시로 탈바꿈하기 까지 울산시 등 지자체를 비롯한 시민들의 노력이 결실을 이뤘기 때문일 것이다. 

항만업계에서도 ‘그린포트’라는 이름으로 환경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한 지는 이미 오래다. 중국의 성장과 함께 세계 물동량의 흐름이 동아시아로 넘어오면서 로테르담, 함부르크와 같은 유럽의 선진항만에서는 이제 물동량 만이 항만 경쟁력을 나타내는 척도가 아님을 깨달은 것이다. 이러한 흐름에 더욱 박차를 가한 것이 있는데, 바로 ‘IMO 2020'이다. 

국제해사기구 IMO에서는 지난 2020년부터 선박연료유의 황 함유량 상한선을 3.5%에서 0.5%로 대폭 강화하는 규제 ‘IMO 2020'을 시행했다. 대기오염물질 중 하나인 황산화물(SOx)의 주 배출원이 바로 선박이기 때문이다. IMO 2020이 시행됨에 따라 선박은 배기가스 정화장치 ‘스크러버’를 설치하거나, LNG 또는 저유황유로 연료를 바꿔야만 한다. 이는 곧 전 세계의 에너지, 조선 그리고 항만 분야에 변화를 가져왔다. 

해양수산부에서는 지난 2019년 12월부터 항만 대기질 개선을 위한 정책으로 선박저속운항(VSR)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흔히 VSR이라 부르는 이 정책은 선박에서 배출하는 대기오염물질과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시행된 정책으로, 전국 4개 항만(울산, 부산, 인천, 여수·광양)에서 권고 속도(10~12노트) 이하로 입항 시, 항비 일부를 감면해주고 있다. 이에 따라 울산항에서는 지난해까지 총 1,694척(준수율 96.1%)의 선박이 권고 속도에 맞춰 입항했고, 그 결과 이산화탄소(CO2) 8,903톤, 황산화물(SOx) 21톤, 질소산화물(NOx) 186톤, 미세먼지 11톤을 감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항에서는 신재생에너지 활용을 통한 대기질 개선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선언’과 최근 기업경영 분야의 화두로 떠오른 ESG경영 실현에 대한 사회적 요구에 따라 울산항만공사에서도 항만 내 신재생에너지 활용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세계 최초 ‘수소기반 이동식 AMP 도입’이다. 

AMP는 정박 중인 선박에 전력을 공급하는 육상전원공급시설로 항만 내 선박연료 사용과 미세먼지 발생을 줄일 수 있는 설비이다. 하지만 아직 AMP를 활용할 수 있는 친환경 선박의 비중이 낮고, 특정 부두에서만 활용이 가능한 여건으로 인해 고투자대비 실제 이용률이 낮은 상황이다. 이에 울산항만공사에서는 현재 활용되고 있는 AMP의 비효율성을 보완하고자, 수소에너지를 활용한 이동식 AMP 모델 개발에 나서고 있다. 향후 ‘수소기반 이동식 AMP'의 개발이 완료되면, 향후 AMP 이용률 개선과 더불어 선박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과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항만업계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지난해 울산항 물동량은 4년 만에 2억t을 하회했고, 주력 화물인 액체화물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회복 속도도 더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던 故정주영 회장의 말처럼 어려운 시기 일수록 새로운 것,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찾고 도전하는 길이 ‘에너지 물류를 선도하는 에코 스마트 항만’울산항을 만드는 우리의 과제일 것이다. 

(고상환 울산항만공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