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강동관광단지 뽀로로테마파크 미확보 부지 10%에 발목 잡히나

2021-06-03     조혜정

작년 관광진흥법 개정으로 북구청 강제매수 가능

북구, 매수협의 신청 세차례 반려...전국 최초 사례 부담 때문? 

문체부 지침도 가이드라인도 없어 막막...선례조차 없어

㈜재상, 착공 마지막 관문 '관광단지 조성사업 시행허가' 못 받아 난감 

울산 북구 강동관광단지에 뽀로로 테마파크&리조트 조성을 추진 중인 ㈜재상이 사유지 보상 협의에 발목이 잡히면서 사업 인허가 마지막 관문 격인 시행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북구 출신인 이상헌 국회의원은 보상협의에 진척이 없을 경우 강동관광단지 조성 사업시행자인 북구청이 남은 사유지를 ‘강제매수’할 수 있도록 당선되자마자 1호 법안으로 관광진흥법 개정안을 발의, 지난해 6월부터 시행되고 있지만 정작 북구청은 ㈜재상이 신청한 매수협의를 세 번 반려했다.
법은 마련됐지만, 강제수용 절차를 밟는데 적용할 문화체육관광부의 업무지침이나 가이드라인이 없어 자칫 지자체가 소송 등 악성 민원에 휘말릴 소지가 다분하다는 부담감이 작용된 거다. 더욱이 전국 관광단지 사업 중 이 법안에 근거해 사업시행자에게 강제매수 신청이 접수된 것도 강동관광단지가 유일해 참고할 선례조차 없다보니 북구청의 고민이 깊다.

㈜재상은 북구 산하동 일원 8만7,657㎡에 3,600억원을 들여 뽀로로 테마파크&리조트를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3일 본지 취재내용을 종합하면 ㈜재상은 롯데건설㈜이 추진하는 강동리조트 조성 부지 옆(북구 산하동 일원 8만7,657㎡)에 3,600억원을 들여 뽀로로 테마파크&리조트를 조성하기 위해 2017년부터 현재까지 토지확보 보상협의를 벌여오고 있다.
공사 착공의 첫 삽을 뜨려면 관광진흥법상의 ‘관광단지 조성사업 시행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 관광단지 조성사업 시행허가는 사업부지 내 사유지를 100% 확보해야 내주는데, 보상 협의가 녹록치 않다는 게 문제다.
실제 사업부지 8만7,657㎡ 중 사유지는 6만7,500㎡인데 이 중 5만9,000㎡는 확보, 8,500㎡는 미확보 상태다.
미확보 된 8,500㎡의 감정평가액은 20억원인데 토지소유주 9명이 110억원을 요구하고 있어 보상협의가 꽉 막혀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붉은 색으로 표시된 곳이 ㈜재상의 뽀로로테마파크&리조트 조성사업 부지다. 바로 옆에는 롯데건설의 강동리조트 조성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재상은 북구청이 사업시행자인 강동관광단지 조성사업의 민간 투자사로, 지금처럼 남은 부지에 대한 보상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 관광진흥법(제54조 6항)에 의거해 북구청에 남은 사유지의 매수를 요청할 수 있다. 즉, 강제수용을 신청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단, 확보해야 할 전체 사유지의 3분의2 이상을 취득해야 하는 조건이 붙긴 했지만 ㈜재상은 이미 이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

이 법은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국회의원이 대표발의했다.
자신의 지역구인 북구 강동권 개발의 마중물인 동시에, 울산 최대 도시개발 프로젝트이기도 한 강동관광단지 조성 사업이 보상협의에 발목이 붙들린 채 속도를 내지 못하자 이 문제를 개선하겠다며 지난 2018년 당선되자마자 1호 법안으로 발의한 거다. 당시 이 의원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던 같은 당 안민석 의원에게 “강동관광단지는 십여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제대로 된 진척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차라리 동해바다에 빠지겠다”고까지 의지를 피력했다. 결국 이 법은 2019년 10월 법사위를 통과, 같은해 12월 제정됐으며, 지난해 6월 시행령이 마련되면서 현실화됐다.

 

이에 ㈜재상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 4월 세 차례에 걸쳐 사업시행자인 북구청에 매수요청(강제수용)을 했지만 모두 반려 조치됐다. 토지소유주들과 보상협의를 더 해보라는 게 북구청의 공식적인 반려 이유다.
이 법의 시행령(제47조의2)에서는 △사유지의 매수 필요성과 시급성 △사유지의 매수를 요청한 자가 토지소유자 등과 성실하게 협의에 임했는지 여부 △사유지의 매수를 요청한 자와 토지소유자 간의 협의 가능 여부 등을 판단해 매수요청을 반려할지 수용할지를 결정하면 된다.
북구청은 ㈜재상과 토지소유주간의 협의 가능성이 더 있다고 본 셈이다.

이런 가운데 북구청은 북구청대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북구 관계자는 “지난해 6월부터 법이 시행 중이긴 하나, 정작 이 법을 이행할 때 참고할 문체부의 지침도 가이드라인도 없어 막막하다”며 “법 시행 1년째를 맞은 현재까지 전국 관광단지 조성사업 중에서 살제 매수요청까지 한 사례는 ㈜재상이 처음이어서 들여다볼 선례조차 없다”고 말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뽀로로 테마파크&리조트 조성부지 바로 앞에 공공임대아파트를 짓겠다는 계획을 뒤늦게 발표하면서 민간사업자인 (주)재상이 동해바다 뷰를 잃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붉은 색으로 표시된 공급촉진지구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짓기로 한 공공임대주택 부지.

㈜재상은 “국토계획법상의 실시계획인가도 받았고, 교통영향평가, 울산시 건축심의, 매장문화재 정밀발굴조사 모두 끝냈다”며 “마지막 남은 10%의 땅에 대한 보상협의만 남은 상태인데 토지소유주가 요구하는 보상가액은 도저히 지급할 수 없어 강제매수를 요청했지만, 세번 다 반려돼 난감하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사업부지 바로 코 앞에 공공임대아파트를 짓겠다는 계획을 느닷없이 내놔 동해바다 뷰가 다 가려지게 된 상황에서 토지보상 협의도 진척이 없으니 울산에서는 사업을 할 인연이 없나, 하는 생각마저 든다”면서 “강동 공공임대아파트가 계획대로 추진되고, 토지보상 협의도 해결점을 찾지 못하면 종국엔 울산 사업 철수를 검토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