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접종 ‘인맥 찬스’?…공정·투명성 논란
온라인상 “인맥 동원해 백신 맞고 왔다” 후기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어
일부 맘카페, 단골 소아과·아동병원에 연락…대기자 우선명단 올리기도
“노쇼만 기다린 우리는 바보” “앱에 잔여백신 발견하자마자 사라져 속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잔여백신을 ‘인맥 찬스’로 우선 접종받는 사례가 발생하며 백신 공정성·투명성 논란이 빚어지는 모양새다. 시민들은 “병원에 아는 사람 없어 서러워 살겠냐”며 상대적 박탈감과 불만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20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백신 접종 예약이 ‘하늘의 별따기’가 된 가운데 일부 시민들은 병·의원 등 지역의료기관에 종사하는 인맥 통해 잔여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실제로 온라인상에서 자신의 인맥을 동원해 백신을 맞고 왔다는 후기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한 시민은 “최근 동네에 사는 지인을 통해 얀센 백신 1차를 접종하고 왔다”며 “잔여백신을 신청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인맥 찬스를 빌리는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또 일부 맘카페 등에서는 단골 소아과나 아동병원에 연락을 돌려 대기자 우선명단에 올려놓는 경우도 있다는 게 기존 접종자들의 설명이다.
이뿐만 아니다. 잔여백신 예약절차를 밟지 않고 ‘주사 맞고 왔다’며 이를 자랑하는 식의 후기도 온라인커뮤니티 등에서 올라오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백신접종에 대한 공정성과 투명성을 해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구에 거주하는 시민 A씨는 “친구가 최근 아는 의료진 연락을 받고 당일 백신 맞고 왔다고 하더라”며 “노쇼(잔여)만 기다리고 있는 우리는 바보라서 가만히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허무하고 화가 났지만 병원 인맥이 없는 것을 어떻게 하겠냐”고 토로했다.
민방위 1년차인 시민 B씨는 “특히 물량이 많이 풀린 걸로 알려진 얀센 백신을 여기저기서 많이 접종하고 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고 전했다.
직장인 C씨는 “집에 계시는 부모님이 매일같이 네이버나 카카오톡 앱에 잔여백신을 발견하자마자 사라져서 속상하다고 하는데, 그 이유를 드디어 알게 됐다”며 “잘 아는 의사나 간호사를 통해 백신 접종이 아름아름 이뤄지고 있었다니 어이없다”고 꼬집었다.
당초 잔여백신은 폐기량을 줄이고자 지난주까지 예비명단을 준비한 위탁의료기관에서 별도제한 없이 지인에게 접종하는 게 가능했다. 현재는 네이버·카카오앱 등 온라인 예약 일원화를 통한 당일 방문으로 정해졌다. 의료기관에서 임의로 접종 대상자를 선정할 수 없다는 뜻이다.
다만, 위탁의료기관들은 당일 소화 가능한 백신 물량을 여전히 직접 정할 수 있는 상태다. 이 때문에 병·의원 인맥을 활용한 우선 백신접종은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지역의료계 관계자는 “백신접종 물량 공급 등을 제외하고는 세세하게 관리감독은 사실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약이 남았다하면 직원 가족들이나 지인들에게 먼저 물어보지 않겠냐”고 전했다.
이에 대해 보건당국은 “기존 예약자가 노쇼여서 당일 폐기될 백신을 불특정인에게라도 접종하는 것은 가능하다”면서도 접종자를 미리 정해놓고 하는 것은 SNS 통합 운영 협의 지침을 따르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