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정초 병설유치원 통학버스 지원’ 2년째 공허한 메아리
대부분 쌍용하나빌리지 거주…가파른 경사로 등·하원 큰 불편
원아 부족으로 지원 안 돼…통학 여건 불편도 원아 감소 한몫
시교육청 “불편 공감하지만 예산 부족 탓 현실적으로 어려워”
인구 감소 문제로 학교는 점차 사라지고, 학생들의 등굣길은 점점 멀어지고 있다.
‘통학버스’ 운행 요구는 늘어나고 있지만 이미 한해 수십억원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는 울산시교육청의 고민은 커질 수밖에 없다.
울산 울주군 청량읍 삼정초등학교 병설유치원에는 통학버스가 운영되지 않는다. 이곳의 원아는 대부분 인근 쌍용하나빌리지에서 등·하원을 하고 있다. 학교 정문에서 아파트 단지 입구까지 거리는 약 700m가량이다. 문제는 아파트 단지가 가파른 경사로를 따라 길게 뻗어있다는 것이다. 가장 높은 단지에서 유치원까지는 1㎞가 훌쩍 넘는다. 성인 걸음으로 15분가량이 걸리는 거리에 경사도까지 가파른 길을 아이들이 걸어서 등·하원하기란 쉽지 않다.
이 유치원에 통학버스를 운영해달라는 요구는 2019는 처음 제기됐지만, 2년이 지나도록 이뤄지지 않고 있다. 원아 수가 적다는 이유에서다.
울산시교육청은 일정 수준의 수요가 있어야 통학버스를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시교육청의 기준은 3개 학급 이상 또는 2학급의 정원 대비 70% 수요다. 1개 학급을 운영 중인 삼정초 병설유치원은 최소 26명의 원아가 있어야 하는데, 이 유치원의 현재 원아는 10명뿐이다. 원아 수가 적은 데는 통학여건이 불편한 탓도 있는데도 원아가 부족해 이를 개선하지 못하는 상황인 것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등·하원이 불편하다는 데는 충분히 공감하고 있지만, 통학버스를 운영하기에는 수요가 너무 적다”면서 “예산 사정이 넉넉하면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여의치 않다”고 말했다.
4일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유치원을 비롯해 지역 초·중학교 69곳에 총 86대의 통학버스가 지원되고 있다. 유치원은 전체 93곳 중 58곳에 총 70대의 차량이 운영되고 있으며, 예산은 25억8,359만원 상당이다. 초·중학교는 학교 통·폐합에 따른 것으로 △상북초 3대 △두동초 2대 △두서초 2대 △반곡초 1대 △삼동초 1대 △삼평초 1대 △서생초 1대 △청량초 1대 △강동초 2대 △주전초 1대 △강동중 1대 등 11곳에 16대를 운영하는 데 직영 또는 임차 등 운영방식에 따라 차량 1대당 928만~1억164만원이 소요된다.
삼광분교 폐교로 통합된 온양초등학교에는 4명에게 연간 320만원 상당이 지원되고 있고, 농어촌 학교에 방과후수강 학생들의 하교 편의를 위해 지원되는 차량까지 포함하면 울산시교육청이 부담하는 통학버스 관련 예산은 30억원을 훌쩍 넘는다.
지난해 시의회를 통과한 ‘울산시 초등학교 통학버스 운영 지원에 관한 조례안’에 따라 통학버스 지원은 점차 확대될 예정이다. 이 조례안은 학교 경계에서 거주지까지 거리가 1.5㎞ 이상인 초등학교 3학년 이하 저학년을 대상으로 통학버스를 지원하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추가로 통학버스가 지원되는 학교는 북구 양정초등학교와 울주군 온양초등학교 등 2곳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당초 조례안 통과로 지난해부터 통학버스를 지원하려 했으나, 코로나19로 등교수업이 차질을 빚으면서 지연됐다”면서 “이르면 오는 2학기부터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학교 통폐합 등과 관련해 통학버스는 교육청 자체 예산으로 모두 부담해왔으나, 이번 조례안 제정에 따른 통학버스 운영 예산은 지자체와의 분담을 위해 협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