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시민단체, ‘민간환경감시센터 설치’ 놓고 공방

2021-07-08     김상아

■시 미래비전위윈회 녹색안전분과 주관 ‘시민 대토론회’
울산환경운동연합 “시민 불안·불신 해소 위해 민관협치 시스템 필요해”
시 “전문성 떨어지고 인력·예산 기능 중복…장기적 검토해야 할 사안”

 

 

   
 
  ▲ 울산시 미래비전위원회 녹색안전분과는 8일 시의회 시민홀에서 환경단체, 당진 민간환경감시센터장, 시의원, 관계 공무원, 시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울산민간환경감시센터 설치 관련 시민 대토론회를 열었다. 우성만 기자  
 

 

‘전국 최대의 국가산단이 조성된 울산에 민간환경감시센터가 설치될 수 있을까.’
국가산단 내 화학공장에서의 폭발·화재·누출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대형선박의 배출가스, 화물선적이나 하역 과정에서 나오는 대기오염 문제가 심각하지만 제도적 한계 속에 울산시민들의 불신만 커져가고 있다.
앞서 송철호 울산시장의 자문기구인 미래비전위원회가 지난 5월 국가산단 주변지역의 대기질을 측정하고 불법 배출을 감시할 ‘민간환경감시센터’ 설치를 제언한 바 있는데, 토론회를 통해 울산시가 전문성 문제 등을 이유로 회의적인 답변을 내놓으면서 패널들의 뜨거운 공방전이 이어졌다.

8일 울산시의회 1층 시민홀에서 미래비전위원회 녹색안전분과 주관으로 민관환경감시센터 설치 관련 시민 대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첫 발제자로 충남 당진시 민간환경감시센터 유종준 센터장이 ‘현대제철 및 산업단지 주변지역 민간환경감시센터’에 대한 사례발표를 했다. 그동안 당진시는 지난 2019년까지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전국 시군구별 순위에서 1위를 내준 적이 없었는데, 민간환경감시센터 설치 이후 2020년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순위가 3위로 내려갔다. 센터의 설치가 대기오염배출 감소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두 번째는 이상범 울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이 ‘민간환경감시센터 설립 왜 필요한가’를 주제로 발제를 진행했다.
환경부의 예비타당성조사 자료를 근거로 전국 주요 시군구별 화학물질 배출량 순위에서 울산 동구가 509kg/년으로 1위를 차지했으며 울산 남구가 166kg/년으로 9위 울산 울주군이 101kg/년으로 15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울산지역 기초지자체 5곳 중 3곳이 화학물질 배출량 순위 15위안에 들어간 것이다.
또 2020년 11월 한 달 동안 울산시 전역 24개 지점에서 대기시료를 채취하고, 산업단지 내부 지점은 이동측정차량 모니터링 결과를 토대로 조사했는데, 석유화학단지 중 야음장생포동에서 가장 높았고, 두 번째로 동구 방어동에서 높게 나타났다. 독성이 강한 5종 발암물질 농도는 사염화탄소(carbon tetrachloride)를 제외하고 석유화학단지에서 가장 높게 측정됐으며, 벤젠(benzene) 농도는 석유화학단지 중 선암동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처럼 울산지역의 대기오염 배출문제 등이 심각한 수준에 있지만 산단 입주기업의 유해물질 측정수치 조작 반복, 도심과 공단내 숲 개발이 끊이지 않고있어 대기질 공해를 둘러싼 시민들의 민원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시민 불안감과 불신을 해소하는 민관협치 시스템의 ‘민간환경감시센터’ 설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울산시는 이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내놨다.
이도희 환경보전과장은 환경관계법 규정상 민간인의 사업장 출입·검사 권한이 없어 사업자의 동의 없이는 출입이 제한돼 민간환경감시센터의 활동이 사업장 외부로 한정된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이 정도의 활동은 국민신문고, SNS 등의 활성화로 전 시민이 참여하고 있는 형태라는 것이다.
앞서 울산환경운동연합에서 대전대학교와 함께 실시한 대기질 모니터링에 사용 된 패시브 에어 샘플러 방식은 대기오염 공정시험기준에 정한 시료 채취 방법이 아니고, 단지 대기오염조사 등에서 보조적인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이어서 분석값의 신뢰도와 재현성이 부족해 전문성이 떨어지며 참고 용도로 활용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센터를 설립해 상설운영하는 것은 인력과 예산, 기능 등이 중복돼 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할 사안이며, 향후 민간단체와 협업해 정기적으로 감시업무에 민간 참여를 확대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날 참석한 시민들의 반응은 전반적으로 지자체에 환경감시 기능에 대해 신뢰를 잃었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토론회에 참석한 한 시민은 “지금까지 언론을 통해 밝혀진 배출수치 조작 문제 등만 봐도 더 이상 관만 믿고 있을 수는 없다”며 “산단도 이미 포화상태인데, 녹지까지 없애면서 개발이 계속되고 있다. 이제 우리의 건강을 담보할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