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러 전시서 소개된 걸작...이순신·거북선 모티브

▲울산시립미술관 제1호 소장품 ‘거북’ 어떤작품일까

2021-07-28     고은정
   
 
  ▲ 한국이 낳은 ‘비디오아트의 거장’ 백남준 작가(1932~2006)의 ‘거북’(Turtle). , 2010년 인천 송도 트라이볼 개관 기념식 전시 모습=울산시 제공.  
 

지난 27일 울산시가 울산시립미술관 제1호 소장품으로, ‘비디오아트의 거장’ 백남준 작가(1932~2006)의 ‘거북’(Turtle)을 발표하자 시민들은 머지않아 가까이에서 걸작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과 함께 작품에 대해 사뭇 궁금해 하는 분위기다.
이 작품은 1993년 독일에서 세상 빛을 본 후 백남준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히며 그동안 국내 여러 전시에 나왔다. 2007년 공영방송사 로비, 2008년 인천국제공항, 2010년 인천 송도 트라이볼 개관 기념식과 포항시립미술관, 2015년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2016년 서울 종로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전시 등이다.
'거북'은 166대의 텔레비전을 거북의 형상으로 만든 대형 비디오 조각 작품으로, 1993년 이순신 장군과 거북선을 모델로 만들었다.
백남준 작가는 국내에는 TV가 보급되기 전인 1950년대부터 테크놀로지의 발전을 적극 수용해 과학과 기술을 예술에 접목하는 데 선구역할을 한 예술가로 통하는데다 울산은 반구대암각화를 가진 도시여서 ‘거북’은 이래저래 울산과 잘 어울린다는 평가다.
서진석 울산시립미술관 관장은 “‘거북’계열 대부분의 작품들은 한국에서 만들었지만 이 작품은 독일에서 만들었다는 희소성과 미학적 관점에서 절제된 이미지가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작품 소장과 전시에 우려도 나오고 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전시 경우, 전문 디지털 공연연출팀이 협업해 ‘거북’을 주인공으로 한 미디어아트를 함께 선보여 20여 년 전 만들었지만 전혀 촌스럽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는 평을 받았지만 2015년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에서는 전시장 환경이, 작품이 가진 의미를 모두 보여주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었다. 대왕암 공원 내 옛울산교육연수원에서 전시를 준비하는 울산도 참고해야할 부분이다.
또한 전자부품이 들어간 뉴미디어 작품들은 수명연장을 위해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보존처리를 통해 원형을 회복시켜주는 꾸준한 작업이 필요해 상당한 유지 보수비용과 전문성이 수반된다는 것도 우려된다. 실제로 1993년 대전엑스포 재생 조형관에 전시했었던 ‘프랙탈(fractal) 거북선’은 2001년 대전시립미술관으로 이전됐지만, 전자부품 노후화로 가동을 중단했다가, 8년만인 2019년 1월 보존처리를 완료해 작가의 서거 13주년을 맞춰 재가동에 들어가기도 했다. 이런 우려에 대해 27일 브리핑에서 서진석 울산시립미술관장은 “최근 미디어아트계에서 보존·복원에 대해 활발히 연구 중이며, 국제 표준 매뉴얼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또 백남준의 작품 설치는 조각적인 요소와 미디어의 요소를 모두 필요로 하는 까다로운 작업이어서 국내전문가는 몇 명이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번 전시하려면 컨테이너가 두 대씩 동원돼야 하고, 설치 작업에만 11일이 걸린 국내전시도 있었다고 한다.
가격에 대한 얘기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15년 청주공예비엔날레때 약 46억 원으로 거론된 작품가는 지금 훨씬 더 비싸졌다는 게 서진석 울산시립미술관 관장의 전언이다.
울산시립미술관 관계자에 따르면, 시는 한국과 미국을 왔다 갔다 하며 사업을 하고 있는 재미동포 사업가 홍성은 레이니어 그룹 회장에게 두 달 정도 공을 들여 이 작품을 구입했고, 설득에는 미술관의 공공성과 유지관리의 수월성, 홍보력 등이 거론됐다고 한다.
시는 27일 브리핑에서 이 작품을 시가의 절반가격에 구입했다고 밝혔고, 송시장은 “울산문화예술을 위해 기증에 가깝게 판 것‘이라는 얘기도 덧붙였다.
이 작품은 지난 2016년 서울 동대문디자인프라자(DDP) 전시를 끝내고 그동안 국내에 있는 홍회장의 임대 수장고에 보관 중이었다. 현재는 장기 보존을 위한 수복 작업을 거치고 있다.
울산시는 제1호 소장품을 미술관이 아닌 대왕암 공원 내 옛 울산교육연수원에 전시하는 이유에 대해선 “본관은 해외유명작가들이 참여하는 개관특별전이 준비되고 있으며, 본관과 별도의 바다, 자연, 과거, 미래가 공존하는 울산 대표 명소를 통한 상설소장품 전시는 문화도시 울산 홍보의 시너지 효과를 증대시켜 줄 것”이라고 밝혔다.